규 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당직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새해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대표 취임 100일’ 손학규 새비전 제시
“빈부격차·특권은 한국병, 재벌 횡포 없애야
민주당 헌신해 연대…증세없이 복지 실현”
대선주자 입지 확장 겨냥한 ‘정책 커밍아웃’
“빈부격차·특권은 한국병, 재벌 횡포 없애야
민주당 헌신해 연대…증세없이 복지 실현”
대선주자 입지 확장 겨냥한 ‘정책 커밍아웃’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0일 “민주당은 비정규직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정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새해 기자회견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빈부격차, 강자독식, 반칙과 특권을 ‘한국병’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이 행복하고 재벌이 중소기업에 횡포를 부릴 수 없도록 하는 ‘사회구조의 변혁’”을 역설했다.
다른 야당들과 연대할 뜻도 분명히했다. 그는 “민주당이 먼저 더 마음을 열고 스스로 헌신하고 민주진보진영의 연대와 통합에 앞장서서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정권교체의 선두에 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무상급식·무상의료, 무상보육을 추진하고 있다”며 “보편적 복지는 단순히 없는 사람을 먹여주고 입혀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인격적으로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는 정신에 입각해 있다. 이는 시대적 요구”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또 “대한민국 공동체가 가장 우선순위를 둬야할 것은 평화”라며“6·15와 10·4선언의 정신에 입각해 (북한과) 교류와 협력의 길을 열자”는 제안도 했다.
그는 “보편적 복지를 실현할 재원을 어떻게 확보하겠느냐”는 질문에 “2015년까지는 증세 없이 지출구조를 조정하고 비과세 감면을 축소하고 과세 투명성을 제고하면서 증세 수요를 최소한 줄여나가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부르며 대립각을 세워온 손 대표가 이날 ‘안티 엠비(MB)’를 넘어 우리사회의 비전을 제시한 것은 앞으로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넓히기 위한 정책적 ‘커밍아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사회구조의 변혁’이라든가 비정규직을 없애겠다는 등의 발언을 보면서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이날로 대표 취임 100일을 맞은 ‘손학규 체제’에 대해 우호적인 편이다. 비주류모임인 쇄신연대 소속의 한 재선 의원은 “손 대표가 찬바람을 맞으며 줄기차게 천막농성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적어도 당내에선 그의 진정성을 믿게 됐다”고 말했다. 정세균 최고위원과 가까운 한 중진 의원도 “당에 안착했다”고 평했다.
고민은 역시 지지율이다. 손 대표는 대표 당선 이후 지지율이 15%까지 근접했지만, 곧 미끄러져 지금은 5% 안팎에 머물고 있다. 지지율 30%대를 굳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비하면 초라한 수치다. 손 대표는 지지율 얘기만 나오면 “숫자에 연연해하지 않고 국민만 보고 내 갈길을 가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당내에서 손 대표가 2007년 대선 경선 때 호평을 받았던 민심대장정식 행보만으로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힘들다는 시각이 많다. 손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손 대표가 이젠 단지 현장을 누비기보다는 민심대장정과 정치투쟁의 결합을 통해 싸움의 구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 취임 이후 첫 선거인 4·27 재보궐선거가 손 대표에겐 시험대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손 대표가 탄탄한 야권연대의 모델을 만들고 그를 통해 야권승리를 이룬다면 지지율을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와 가까운 한 인사는 “가령 손 대표가 성남 분당을 같은 한나라당 심장부에 올인해 승리를 거둔다면 대선주자로서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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