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귀닫고 일방통행 계속땐 더 당겨져
“여당, 총선 가까울수록 MB공격 잦을듯”
“여당, 총선 가까울수록 MB공격 잦을듯”
“임기 마지막 날까지 일하는 사람이 레임덕하고 무슨 관련이 있냐”(2010년 11월 언론 인터뷰)라고 말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석달도 지나지 않아 레임덕의 궤도에 오르게 됐다. 현 정부 들어 고위직 인사 낙마는 정동기 후보자까지 8명이나 됐지만 이번처럼 한식구인 한나라당에 치받친 적은 없었다. 정치전문가들은 “대통령 5년단임제인 우리나라에선 집권 4년차에 전형적으로 벌어지는 레임덕 현상”이라며 “레임덕에 저항하지 말고 귀를 열어라”라고 주문한다.
역대 정부에서도 모든 대통령은 임기 1년여를 앞두고 레임덕을 겪었다. 원인은 무리한 국정 운영, 여권 내부의 반란, 측근·가족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 선거 참패 등 여러가지였으나, 이런 과정에선 어김없이 여당에서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는 일이 벌어졌고 막판엔 ‘대통령 탈당’이란 결과를 낳았다.
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 공보수석을 지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레임덕이란 생로병사와 같은 자연의 순리”라고 말한다. 윤 전 장관은 “대통령이 ‘레임덕은 없다’고 말하는 순간부터 레임덕이 온 것”이라며 “이번에 청와대에 꼼짝 못했던 한나라당이 대통령의 인사 실패에 ‘할말’을 하고 나선 것은 총선을 1년 앞둔 상황에선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대통령은 50% 지지율을 보면서 레임덕이 안 왔다고 생각하겠지만 6·2 지방선거가 있던 날 아침까지도 대통령 지지율은 40%대 아니었느냐”며 “그동안 대통령은 중요한 정책을 결정할 때 정당과 국회를 소외시켜왔는데 정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임기를 마칠 대통령과 앞으로 선거를 치러야 하는 정당의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번 사건을 계기로 레임덕은 꾸준히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참여정부도 결국은 당청갈등이 정권교체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이제는 대통령이 국회 내 정치인들과 적극 대화하는 일정을 짜나가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했던 박선숙 민주당 의원은 “이제부턴 청와대가 한나라당에 섭섭해할 일만 남아 있다”며 “귀를 열고 정당의 목소리와 여론을 듣지 않는다면 내리막길에서 대형사고가 터진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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