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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왜 이런 ‘코미디’가…‘설’ 난무

등록 2011-02-22 20:36수정 2011-02-23 08:11

“국정원 내부 권력암투설”
“인사 실패로 시스템 붕괴”
“군-국정원 충성경쟁 여파”
국정원 요원이 산업정보를 빼내기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해외 특사단의 숙소에 잠입했다가 들통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은 왜 벌어졌을까? 정치권 안팎에선 국정원 내부의 권력암투, 부적절한 조직 개편, 군과 국정원의 경쟁과 갈등이 빚어낸 ‘복합 코미디’로 이번 사건을 바라본다.

정보분야에 밝은 정치권 여야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원세훈 원장이 2009년 2월 취임할 당시엔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측근인 김주성 기조실장을 중심으로 대구·경북(티케이) 인맥들이 인사 등을 도맡아 하며 국정원을 좌지우지했다고 한다. 이에 원 원장은 지난해 9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고 이 과정에서 티케이 출신들이 대거 지방으로 전보 조처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한 정보위원은 “지난해 12월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에서, 연평도 포격사건보다 석달 앞선 지난해 8월 북한 도발 정보를 입수해 청와대에 알렸다고 보고한 것을 놓고, 국정원 내 티케이 출신들이 한목소리로 원 원장을 잘라야 한다고 했다”며 “티케이의 원세훈 흔들기가 이번 사건이 외부로 알려진 원인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여당의 한 정보위원도 “너무나 구체적인 언론 보도를 보면 국정원 내부에서 원세훈 원장을 흔들어 국정원의 핵심 포스트로 진입하려는 세력과 이미 권력을 쥔 쪽의 암투가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원 원장이 취임 이후 실시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 때문에 정보를 수집·관리하는 시스템이 붕괴됐다는 지적도 있다. 국정원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원 원장은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정보·수사 분야를 마구 뒤섞었다”며 “정보활동은 매뉴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오랜 노하우와 인맥을 통해 도제식으로 전수돼온 게 국정원의 현실인데 이를 무시하다 보니 내부에 혼돈이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정원에서 들려오는 얘기를 들어보면 일하는 수준이 너무 엉망이다. 권력 암투설도 일부 진실일 순 있으나 내부 시스템이 무너진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무기 수출을 둘러싸고 국방부와 국정원이 서로 무리한 경쟁을 펼치다가 대형사고가 터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방부의 한 소식통은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방문 때 국산 고등훈련기(T-50) 수출에 진전이 있을 줄 알았는데 상대방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귀국해서 관련자 문책과 감사를 지시하는 등 무척 화를 냈다”며 “불같이 화를 낸 대통령을 보고 국정원이 과잉충성을 하려다 무리수를 뒀다”고 말했다.

반면 국정원에선 조용히 넘어갈 수 있었던 사건을 군쪽이 괜히 경찰에 알려 일이 커졌다고 불만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과 국정원은 그동안 지난해 3월 천안함 침몰 사건, 11월 연평도 포격 사건 등등 중요한 고비마다 갈등을 겪어왔다.

가시적인 결과물을 빨리 내기를 원하는 대통령에 맞추다 보니 국정원이 ‘무리하더라도 한건 하자’는 인식이 생겨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민의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신건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이 어떤 방법,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성과만 내면 된다는 성과주의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처럼 무리한 일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주현 신승근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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