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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시외버스 올라 인지도 높이기 “투사가 아닌 리더 되겠습니다”

등록 2011-04-06 20:53수정 2011-04-07 10:14

민주당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가 7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의 한 번지 점프장에서 승리를 기원하며 번지 점프를 하고 있다. (사진=최문순 후보 제공)
민주당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가 7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의 한 번지 점프장에서 승리를 기원하며 번지 점프를 하고 있다. (사진=최문순 후보 제공)
[4·27 재보선 강원지사 후보들 동행르포]
원주·횡성·인제 간 최문순, 5일장서 ‘기호2번’ 강조
‘이광재 동정론’ 부각도…“지역 파탄” 쓴소리 들어
악수 한 번 해달라는 고등학생들의 요청에도 넙죽넙죽 손을 내밀던 그가 어느 틈엔가 정차중이던 시외버스 안으로 뛰어올라갔다. “기호 2번 최문순입니다.” ‘원주-횡성’을 왕복하는 동신운수 소속 2번 버스 안으로 그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선 그는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에 비해 떨어지는 인지도 끌어올리기에 필사적이었다.

6일 오전 최 후보가 횡성군 읍상리 횡성 5일장 일대를 누비는 동안 최 후보를 알아보고 먼저 말을 건네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이 지역에서 재선을 했던 조일현 전 의원이 나서 최 후보를 소개하고, 뒤이어 배우 출신인 최종원 의원이 거들었다. 보자기에 싼 채소를 팔러나온 60~70대 여성 노인들이 주름지고 거친 손을 내밀어 그를 맞았다. 하지만 좀체 덕담이 나오지 않았다. 좌판에 달래, 냉이, 쑥 등을 내놓고 앉아 있던 최강순(74)씨가 최 후보의 어깨를 토닥이며 “아, 내가 같은 강릉 최씨야. 찍어줄게”라고 큰소리로 너스레를 떨자 비로소 주변에 웃음이 터졌다.

최문순 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가 6일 오후 강원 춘천시 석사동 춘천시립양로원을 찾아 성경옥 원장 수녀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최종원 민주당 강원도당 위원장. 박종식 기자.
최문순 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가 6일 오후 강원 춘천시 석사동 춘천시립양로원을 찾아 성경옥 원장 수녀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최종원 민주당 강원도당 위원장. 박종식 기자.

“여기 횡성이나 원주, 춘천은 그나마 나아요. 동해 바닷가는 기름값 오르고 관광객이 끊겨 고기도 못 잡고 장이 안 서요. 사북, 고한, 태백 이런 데는 사람이 없어 선거운동 다니기도 민망합니다. 영동과 남부 내륙지역 민심이 험악합니다.” 최 후보는 최근 강원도 곳곳에서 만난 이들이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요구를 하고 있는 것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국회의원 할 때는 투사 이미지였잖아요. 이젠 도민들이 저에게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리더’가 되길 원합니다. 해낼 자신도 있습니다.”

그는 이런 자신감의 근거로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추세와 더불어 집권 세력에 대한 도민들의 실망감과 분노를 꼽았다. 이명박 정부에서 원주의 첨단의료복합단지가 무산된 것과, 남북관계 파탄에 따른 피해를 강원도 접경지역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점이 그의 주요한 공략 포인트다. 그는 “대북 긴장감이 높아져 군인들 휴가와 면회가 줄었다”며 “철원이나 화천, 양구, 고성 등은 지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고, 강원도의 구제역 피해도 그 규모가 말도 못할 지경”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전 지사의 낙마에 대한 도민들의 반감도 최 후보 입장에선 판세를 뒤집을 만한 전략적 카드이다. 횡성 5일장에서 헛개나무와 목단 묘목을 파는 백성암(70)씨는 최 후보의 손을 꼭 잡으며 자신이 베트남 참전전우회 횡성군지회 이사라고 소개했다. “우리 회원 900명 가운데 옛날엔 90%가 한나라당을 지지했는데, 지금은 딱 절반으로 나눠졌어. 왜 그런지 아나? 우린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정치인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광재만 그렇게 내쳐진 거야. 이게 뭐야, 우리 무시하는 거잖아?” 그 옆에서 양파와 무를 파는 김영수(54)씨가 거들었다. “노인네들은 화가 많이 나셨지. 이젠 우리들도 많이 약아져서 그사람들 뜻대로는 안 될걸.”

최 후보는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는 온화한 분이지만, 도민들은 엄 후보에 대해 ‘이광재를 빼앗은 사람’, ‘정치적 탄압의 공범’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이 전 지사에 대한 동정론을 선거에 활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횡성 5일장 방문을 끝낸 최 후보는 약 1시간 뒤인 오후 1시께 인제군 내린천 위 63m 상공에 섰다.


“투표합시다.”

최 후보는 자신의 기호 2번과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뜻을 담은 ‘위대한 two표’라고 적힌 초록색 천을 두르고 강으로 뛰어내렸다. 번지 점프를 한 것이다. 최 후보 캠프는 전날 밤 회의에서 이날 오후 예정된 홍천군 방문을 미루고 인제군으로 방향을 틀었다. 오는 8일 부재자 투표에 앞서 젊은층의 투표 참여를 호소하기 위해서였다. 이번 선거의 승패가 투표율에서 갈린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레포츠와 관광의 메카’를 내세우는 인제에서 ‘강원도를 관광 1번지로 만들겠다’는 후보의 메시지를 분명히 하겠다는 뜻도 포함됐다. 원주 횡성 인제/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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