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과 대선의 역학관계
전문가들 “총선 승리땐 대선 우위”
일부 “무당파 많아 예측 불가능”
일부 “무당파 많아 예측 불가능”
내년 4월 치러지는 총선은 8개월 뒤 치러지는 대선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현행 헌법하에서 총선과 대선이 같은 해에 연달아 치러진 것은 1992년 이후 20년 만이다. 대선과 총선이 넉 달 만에 연달아 치러진 경우는 87년 대선-88년 총선, 2007년 대선-2008년 총선 두 차례였다.
예측이 쉽진 않지만, 정치 전문가들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는 쪽이 대선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동천 전북대 교수(정치학)는 “그간 선거에서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유권자의 20~30%를 차지하는 부동층이었다”며 “만약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과반수를 확보한다면 한나라당 대세론이 작동하며 대선까지 승세를 굳힐 가능성이 높은 반면, 야당이 야권연대를 통해 여소야대를 만들 경우 대선에선 보다 강한 야권연대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치학 박사인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지율이 30%라고 해도 우리나라는 부동층이 많기 때문에 전체 표시장에서 보면 득표율로는 15%인 셈”이라며 “중요한 건 우리나라는 무당파가 ‘제1당’이라는 점이다. 정당체체가 안정이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총선-대선이 어떤 역동적인 모습으로 나타날지 예측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야권연대의 전개 양상이 내년 총선-대선을 꿰뚫는 야권의 화두라면, 한나라당에선 ‘박근혜 대세론’이 어떻게 작동할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일차적으로, 야권이 성공적인 연대로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박근혜 대세론에 흠집이 날 수 있다.
박 전 대표가 어떤 태도로 총선에 임할 것이냐도 변수다. 만약 친이계와의 극한 갈등 끝에 박 전 대표가 총선을 ‘방치’할 경우, 또는 여권에 대한 민심 이탈 속에서 정치적 부담감을 감수하면서도 총선에 총대를 멜 경우, 박 전 대표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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