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학연 등 ‘끼리끼리 네트워크’ 특성
두 후보, 동창회·동호회 접촉에 공들여
두 후보, 동창회·동호회 접촉에 공들여
4·27 재보선에서 여야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경기 성남 분당을은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공개적인 선거운동 외에도 물밑에선 더욱 치열한 ‘점조직 선거’가 펼쳐지고 있다.
여야 후보 모두 놀라는 것은, 이 지역엔 전통적인 당원조직이 별로 발달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 캠프 관계자는 “본래 지역구에선 당협위원회 산하에 동별로 회장·총무 이런 사람들이 있는데 여기엔 그런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를 돕고 있는 김진표 민주당 의원도 “주민 대다수가 한나라당 성향이어서 그런지 이곳엔 한나라당 당원들이 의외로 별로 없다”며 “이곳의 전직 의원이었던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핵심 당원 20명만 갖고도 충분히 지역구를 운영할 수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분당을을 움직이는 건 기존의 당원조직이 아니라 종교·학연·동호회 등을 고리로 한 ‘끼리끼리 네트워크’다. 강 후보 참모는 “재보선은 어차피 여론조사도 의미 없다. 모든 인맥을 동원해 지인찾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을에 15년 동안 살았던 강 후보로선 이런 인맥망에 접속하는 것이 손 후보보다는 유리한 상황이다. 강 후보 쪽은 “지역에서 오래 살아서 이래저래 지인이 많아 갈 곳은 충분히 많다”며 “테니스클럽·축구팀 등 동호회 회장들이 먼저 오라고 연락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강 후보가 경북고-서울대 법대 등 일류 학맥을 갖추고 있어 자체적인 네트워크도 풍부하다.
상대적으로 열세이긴 하지만, 손 후보 쪽도 인맥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낙연 사무총장은 “분당갑·을 다 합치면 이곳엔 경기고 출신 700명, 경북고 출신 700명, 광주일고 졸업생 500명이 산다고 한다”며 “나를 비롯해 광주일고 출신 조영택·김동철 의원, 경북고 출신의 김부겸 의원 등 각 학교 출신들이 기수별 대표들과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남재 비서실차장은 “여기엔 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독서클럽, 학부모 모임이 잘 발달해있다”며 “이런 소규모 그룹과 접촉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성연철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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