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한나라당 강원지사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가 <문화방송>(MBC)의 선거보도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춘천문화방송지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엄 후보 선대위 정군기 언론대책본부장과 최수영 언론특보는 지난 14일 오전 10시30분께 이 방송 보도팀을 방문해 “전날 ‘9시 뉴스’에서 엄 후보의 선대위 발족식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며, 담당 기자에게 항의했다. 하지만 <문화방송>은 전날 보도에서 엄 후보와 최문순 민주당 후보의 선대위 발족식에 대해 분량과 내용을 똑같이 다룬 바 있다.
김창식 춘천문화방송지부장은 “정 본부장 등은 해당 보도 내용을 확인한 뒤에야 담당 기자에게 사과했다”며 “그럼에도 이후 보도팀장을 만난 자리에서 다시 보도와 관련한 이런저런 불만을 늘어놨다”고 말했다.
춘천문화방송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어 “선거보도에 대한 부당한 압력행사와 공정보도 흔들기 행태에 대해 엄중히 경고한다”며 “사실 확인도 없이 다짜고짜 담당 기자를 찾아와 시비를 걸고 이를 빌미로 보도책임자에게 선거보도에 대해 공공연히 불만을 제기한 것은 기자에게 부당하게 ‘자기검열’을 강요해 ‘반사이익’을 취하려는 비열한 ‘꼼수’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군기 본부장은 “나도 <문화방송> 기자 출신이어서 경선 때부터 자주 찾아갔고, 그날도 보도팀장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간 것”이라며 “전날 방송을 모니터하다 중요한 행사(선대위 발족식)에 대한 보도가 빠진 것으로 착각해 담당 기자에게 문의를 했을 뿐, 항의를 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14일) 전전날에도 (최 후보 쪽 보도와 견줘) 기계적인 균형이 깨졌다는 생각이 들어 보도팀을 찾아가 문의를 해, 그날 엄 후보 행사가 적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듣기도 했다”며 “착각한 것에 대한 오해를 풀고 차까지 마시며 얘기도 잘 하고 왔는데, 노조가 성명까지 낸 것은 정치공세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춘천/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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