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임장관실 소속 팀장급 공무원이 ‘특임장관실 수첩’에 4·27 경남 김해을 재보선 지역의 판세와 여론 동향 등을 꼼꼼히 적은 내용. 수첩엔 ‘다 따라잡은 척(지지층 독려)’ 등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 쪽에 선거전략을 조언하는 듯한 내용도 나온다. 국민참여당 제공
특임장관실 직원 수첩 확인
이재오 경남방문 다음날 각 캠프 동향 등 기록
김해을 정보수집 ‘조직적인 개입’ 가능성 커져
특임장관실 “직원들 관여한바 없다” 계속 부인
이재오 경남방문 다음날 각 캠프 동향 등 기록
김해을 정보수집 ‘조직적인 개입’ 가능성 커져
특임장관실 “직원들 관여한바 없다” 계속 부인
4·27 재보선이 치러지는 경남 김해을 지역의 선거동향 등을 꼼꼼하게 기록한 ‘특임장관실 수첩’의 주인이 특임장관실 소속 신용갑 팀장으로 24일 확인되면서 특임장관실의 불법·관권선거 논란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수첩의 주인이 신 팀장으로 밝혀진 이후에도 특임장관실이 거듭 관련성을 부인하고 나서 거짓말 논란으로 번질 수도 있다.
■ 신 팀장, 김해에서 뭐했나 신 팀장은 ‘특임장관실’ 로고가 새겨진 수첩 12장에 각 캠프의 동향과 유권자 민심 등을 세밀히 기록했다. 기록된 내용과 분량을 봤을 때 그가 21일 하루 동안 김해을 지역을 돌며 작성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 쪽에 접수된 제보를 종합하면, 경남 거창 출신인 신 팀장은 이날 밤에 이 지역에 사는 지인 3명과 술을 마셨다. 숙소로 돌아와 수첩을 잃어버린 사실을 알게 된 신 팀장은 자신이 들렀던 곳에 전화를 걸어 수첩의 소재를 수소문하며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남겼다. 신 팀장이 당일 숙소를 잡았던 점에 비춰 최소한 22일까지는 김해에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 팀장이 수첩 첫머리에 같은 팀 소속 직원인 이아무개 사무관의 개인 메일(네이버) 주소를 적어놓은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통상적인 업무라면 기관 메일을 사용했을 텐데, 비정상적인 업무를 ‘은밀히’ 수행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수첩엔 특임장관실 소속 정아무개 지역직능팀 사무관의 이름도 나온다. 신 팀장과 이, 정 사무관 모두 경남 출신이다.
신 팀장은 김해에 머문 당일 특임장관실에 출장이나 휴가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통상적인 계선조직에도 자신의 김해행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신 팀장이 특임장관실 상층부 차원의 별도 지시나 특별임무를 받고 움직였을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정 사무관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김해 방문을 부인하면서도 “19~20일 이재오 특임장관을 수행해 창원과 포항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 파장 어디까지? 특임장관실은 개입 사실 자체를 부인한다. 지난 22일 자료를 내어 “특정 지역에 직원을 파견하지 않았다”고 일축한 데 이어, 신 팀장이 수첩 주인으로 확인된 24일에도 “일체 관여한 바 없고, 선관위가 사실을 밝힐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나중에 조사가 이뤄지더라도 ‘직원의 개인행동’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결국 선관위와 수사기관이 직원들의 출장내역 조사나 통화기록 조회 등을 통해 구체적인 사실을 밝히는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이재오 특임장관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리게 됐다. 지난 20일 친이계 계보모임을 ‘재보선 승리를 위한 작전회의’라고 이름 붙이는 등 재보선을 진두지휘하면서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특임장관실 직원들의 선거개입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도 부담을 떠안아야 할 처지다. 지금껏 김 후보 쪽은 인물을 내세운 ‘나 홀로 유세’가 유권자들의 동정을 받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김 후보가 정부·여당의 은밀한 지원을 받아온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고, 그의 진정성도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김해/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펜션서 수십명 콜센터처럼 전화 선거운동, 엄기영은 ‘몰랐다’ 해명
■ 서태지의 배신? 정현철의 소신?
■ 아이폰 이어…안드로이드폰도 당신을 미행했다
■ 국방부 고위 관계자 “장교 살생부 명단 21명”
■ 3만명 속았다…일제 강제동원 보상 사기극
■ 노동자 ‘벼랑’ 내모는 손배·가압류 1000억
■ “4대강 공사에 올 농사 죽쑬판”
■ 서태지의 배신? 정현철의 소신?
■ 아이폰 이어…안드로이드폰도 당신을 미행했다
■ 국방부 고위 관계자 “장교 살생부 명단 21명”
■ 3만명 속았다…일제 강제동원 보상 사기극
■ 노동자 ‘벼랑’ 내모는 손배·가압류 1000억
■ “4대강 공사에 올 농사 죽쑬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