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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민주당, 중도에 선 채 진보를 탐색하다

등록 2011-05-10 20:45수정 2011-05-10 22:37

민주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정책노선 조사에서 71.4%가 자신은 ‘중도진보’라고 답변했고, 61.4%는 당의 노선이 ‘중도개혁’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월14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 김경호 <한겨레21> 기자 <A href="mailto:jijae@hani.co.kr">jijae@hani.co.kr</A>
민주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정책노선 조사에서 71.4%가 자신은 ‘중도진보’라고 답변했고, 61.4%는 당의 노선이 ‘중도개혁’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월14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 김경호 <한겨레21> 기자 jijae@hani.co.kr
‘나는 중도진보’ 50명 중
19명 당노선 ‘진보’ 선택
사회 분위기 변화에 따라
당노선 진보-보수 갈림길
민주당 의원 전수조사

8~10일 사흘 동안 진행된 <한겨레>의 민주당 의원 전수조사 결과는 중도와 진보 ‘그 사이 어딘가’에 서 있는 민주당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민주당은 지난해 6·2 지방선거와 10·3 전당대회 등을 거치며 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와 반값등록금을 뼈대로 한 ‘3+1 보편복지’론을 당론으로 채택하는 등 과감한 ‘좌클릭’을 시도했다. 하지만 실제로 자신의 이념을 ‘진보’라고 판단하거나 ‘새로운 진보’가 당의 비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은 상대적으로 소수였다.

70% 이상이 ‘중도진보’ 자신의 이념 좌표로 ‘중도진보’를 택한 의원들의 수가 71.4%로 압도적이었다. 설문에 응한 의원 중 “나는 진보정당 소속은 아니니까 ‘중도진보’가 맞겠다”고 답한 이가 여럿이었다. ‘진보’는 진보정당의 몫임을 의식한 태도였다. ‘진보’라는 답은 10%로 ‘중도’(14.3%)보다 적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함께 분석한 김호기 연세대 교수(복지민주 진보싱크탱크 네트워크 운영위원장)는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진보를 지향하면서도 ‘중도’라는 정치적 포지션을 의식적으로 자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보수 한나라당과의 차이도 중요하지만 진보정당과의 차이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는 최근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둘러싸고 야권 내부에 갈등이 일었을 때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보인 태도와도 맥락이 통한다. 당시 비준동의안을 5월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민주당 의원들 중엔 “우리는 제1야당이자 진보정당과 다른 대중정당이기 때문에 진보정당에 끌려가면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중도개혁노선에 대한 미련 많은 의원이 ‘중도’의 자기장에 머물러 있는 만큼 당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비전을 묻는 질문엔 61.4%가 ‘중도개혁노선’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새로운 진보’로 답한 이는 34.3%였다. ‘중도개혁노선’은 2008년 대통합민주신당과 옛 민주당의 합당 과정에서 당의 노선으로 공식 채택된 것으로 보수주의적 색채를 띠고 있다. 당시 통합민주당은 중도 성향 유권자를 잡아야 한다며 중도개혁노선을 표방했다. 하지만 이후 민주당은 2008년 말부터 ‘뉴민주당 플랜’ 수립 과정에서 중도개혁노선 대신 ‘새로운 진보의 길’을 검토했고, 지난해 10·3 전당대회에서 중도개혁노선을 강령에서 폐기했다. 지난해 강령 개정 작업을 맡았던 한태선 정책위 부의장은 “3년 전엔 전반적인 사회의 우클릭 분위기를 따라 중도개혁노선을 넣었지만 지난해 6·2 지방선거 이후 ‘왼쪽’에 대한 정치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중도개혁이라는 말을 뺐다”며 “외부 전문가·학자들은 대신 ‘새로운 진보’를 넣자는 의견을 냈지만 내부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아 중도개혁노선을 폐기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민주당이 검토해왔던 ‘새로운 진보’는 국민의 성향이 좌클릭함에 따라 민주당도 중도에서 더 왼쪽으로 옮겨야 한다는 논리로, 보편복지를 위한 각종 정책들이 이에 근거하고 있다. 김호기 교수는 “민주당 의원들이 진보 노선을 선뜻 택하지 못한 것은, 사회 분위기가 진보적이 되면 민주당도 이에 따라갈 수 있지만 사회가 보수화되면 민주당도 함께 이에 편승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도의 진화’? 민주당 의원들 중 자신의 이념 좌표를 ‘중도진보’로 찍은 50명 가운데엔 당의 노선으로 중도개혁을 택한 쪽이 28명, 새로운 진보를 선택한 이가 19명이었다. 이들 19명은 상대적으로 진보적 색채를 띤 이들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자신의 이념 정체성을 진보라고 규정한 7명을 합치면 26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37% 정도가 일정부분 진보적 성향을 가진 이들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념좌표·노선을 언어로 풀자면 ‘중도진보’ ‘중도개혁’이라고 하더라도 민주당 의원 대다수가 무상급식 등 구체적인 정책에선 진보 노선을 택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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