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 경쟁 ‘강자의 논리’로 지지 상실”
친이직계 20명은 소장파 비판
친이직계 20명은 소장파 비판
한나라당 소장파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 소속 의원 44명이 17일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시장과 경쟁, 성장만을 강조하는 ‘강자의 논리’로 중도 보수세력의 지지를 상실했다”고 비판하며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책 차별화를 공개 선언했다.
남경필·권영세·정두언·정태근 의원 등 ‘새로운 한나라’ 소속 의원들은 이날 회의 뒤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사회의 핵심적 과제는 ‘사회경제적 불평등 구조’와 ‘양극화 심화’, 그리고 이 속에서 위협받는 서민들의 삶의 질”이라며 “불평등 구조와 양극화를 완화하고 민생을 살피지 않으면 보수주의의 기본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속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정한 분배를 얘기하지 않으면서 시장과 경쟁, 성장과 법치만을 강조하는 것은 보수의 논리가 아니라 강자의 논리”라며 이 대통령의 정책기조를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이 대통령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경제정책’에 대해 “대기업이 성장해야 서민에게도 혜택이 간다는 주장은 여지없이 무너졌다”며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시장마저도 무차별적으로 빼앗는 가운데 대기업-중소기업 간 불평등 구조는 더욱 심화되었다”고 규정했다.
이명박 정부의 인사정책 및 국정운영을 두고서도 “보수가 지녀야 할 책임, 절제, 희생은 전혀 뒤따르지 않은 채 특정 세력에 의한 권력독점, 회전문 낙하산 인사,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 시대착오적 민간사찰 등이 이명박 정부 3년 내내 시정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앞으로 “보수 가치를 재정립하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혀 이 대통령이 추진해온 각종 정책들에 대한 비판적 행보를 이어갈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나 조해진·강승규·김영우 의원 등 ‘친이명박 직계’임을 내세운 한나라당 의원 20여명은 이날 ‘한나라당의 보수 가치 정립과 이명박 정부 성공’을 기치로 내세운 별도의 모임을 꾸리고 소장파의 움직임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여권에서 이명박 정권의 정책적 기조를 둘러싼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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