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실패
무산돼도 대통령이 임명 가능
박재완도 정족미달 ‘채택 불발
무산돼도 대통령이 임명 가능
박재완도 정족미달 ‘채택 불발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30일 야당의 반발과 한나라당의 소극적 대응으로 또다시 무산됐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경과보고서 채택도 야당의 불참과 일부 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의결정족수가 미달해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강석호 의원은 “서규용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부적격 주장 등 부대의견을 달아 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자”며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당은 청문회에서 직불금 불법수령, 양도세 탈루 의혹이 드러난 서 후보자가 농민단체에 자신을 지지하는 ‘청부성 성명’을 내달라고 압박한 사실을 비판하며 장관 임명 반대를 결의했다. 민주당 소속인 최인기 농식품위위원장은 전체회의를 열지 않았고, 결국 경과보고서는 채택되지 못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서 후보자는 26년간 강남에 살면서 농지원부 작성해 직불금 타고 경제적 이득 취하고 청문회에서 거짓말하다가 발각돼 여당의원들도 청문회 채택을 포기한 ‘여포’ 후보”라며 “인사 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도 안 됐는데 지지성명 해달라고 농민에게 압력을 행사했다”고 그의 처신을 문제삼았다. 김 원내대표는 특히 “여당 의원 다수가 반대하는 후보를 강행 임명한다면 이명박 정권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이 대통령에게 후보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한나라당 안에서도 서 후보자에 대한 경과보고서 채택을 포기하려는 기류가 감지됐다. 원내대표실 한 핵심 의원은 “서 후보자의 경우 당 차원에서 적극 감싸기도, 그렇다고 지명철회를 요구하기도 난감한 상황”이라며 “경과보서를 채택하지 않고도 장관을 임명한 전례가 많은 만큼 이 대통령이 결정하도록 할 계획”이고 말했다. 서 후보자를 감싸기 보다, 임명권자인 이 대통령에게 공을 넘기자는 것이다.
청와대는 국회에 서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한 차례 더 요청한 뒤, 그 결과에 관계 없이 이번 주중 임명한다는 방침이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해 이날 오전 10시에 소집된 국회 기재위는 8명의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이 회의 불참을 결의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김성조 기재위원장은 한나라당 소속 의원 15명만으로 청문보고서 채택을 시도했으나 해외출장 중인 유일호·이혜훈·정양석 의원 등 5명이 회의에 불참함에 따라 의결정족수 14명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 기재위 한나라당 간사인 강길부 의원은 “31일 다시 회의를 소집해 경과보고서를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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