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정희, 강기갑, 심상정, 노회찬, 조승수.
진보정치 영향력 높아질듯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1일 어렵사리 통합에 합의하면서, 이정희·강기갑·심상정·노회찬·조승수 등 두 당의 축을 이뤄온 정치인들의 향후 행보가 관심을 모은다. 두 당의 재결합으로 ‘스타 플레이어’ 저변이 넓어지면서 그만큼 진보정치의 영향력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다.
이들은 통합 논의가 난항에 부닥칠 때마다 수시로 물밑 접촉을 통해 합의를 견인했다고 한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이들은 진보정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대중정치인이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통합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고 말했다.
민노당 안팎에선 우선 이정희 대표의 정치력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 대표는 5월20일께부터 민노당과 참여당의 선통합설이 솔솔 흘러나오자 “민노당은 진보신당과의 선통합이 우선”이라고 선을 그은 뒤 진보신당과의 통합에 공을 들였다. 의정활동 등에선 두각을 나타냈지만 당 대표로서 당내 장악력이 약했던 이 대표는 이번 통합 합의를 계기로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또한 기존엔 독자파 성향이 짙었으나 두 당 협의가 진행되면서 통합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결단을 내렸다. 민노당의 강기갑 통합추진위원장, 진보신당의 노회찬 새로운진보정당추진위원장 또한 두 당 대표의 협상이 교착에 이를 때 ‘2+2’ 채널을 가동해 숨통을 틔웠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출마했다가 야권연대의 명분을 택하며 물러났던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의 역할도 관심을 모은다. 심 전 대표는 야권 집권 이후의 연정론을 제안하며 야권연대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에겐 통합에 반대하는 이들의 불만을 다독이고 새로운 진보정당을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 있다. 특히 독자파 입김이 센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등의 어깨가 무겁다. 진보신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당내 갈등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다시 정치력을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적 지명도가 높은 이들 진보정당의 대주주들이 야권연대에서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 내년 총선 때 각 지역구에서 얼마나 살아남느냐에 따라 야권의 세력 지형이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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