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이 국민 대변 못해” 81%
“잘 뽑는다면 나아질것” 59%
“잘 뽑는다면 나아질것” 59%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현실의 정당정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또 향후 정치개혁에 대한 기대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볼 수 있었다.
지금의 정당과 정치에 대한 불신의 벽은 예상대로 매우 높았다. ‘지금 우리나라의 정당들이 국민들의 견해를 얼마나 잘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를 묻는 질문에 10명 가운데 8명 정도(81%)가 “국민들의 견해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선거에서 어떤 정당이 집권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삶이 얼마나 달라질 것 같냐’는 물음에는 3명 중 2명꼴(64.7%)로 “어떤 정당이 집권하더라도 내 삶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정당이 국민의 견해를 대변하지 못한다”고 평가한 응답자들의 분포를 보면,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지자 중에 이런 답을 한 이들은 각각 75.5%, 82.9%의 비율로 평균치와 비슷했다. 반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지지자들은 모두 90%를 넘었다. 이른바 ‘대안정당’에 대한 지지와 주류 정당정치에 대한 실망이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의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에도 불구하고 응답자 10명 가운데 6명(59.2%)은 ‘유권자들이 선거에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잘 뽑는다면 우리나라의 정치가 나아지리라고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나아지리라 기대한다”며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정치 불신=정치 무관심’이라고 뭉뚱그려 생각해왔던 일반적인 인식과 거리가 있는 조사 결과이다. 정치가 속시원히 내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 못하고, 내 삶과 무관하게 돌아가는 분야라는 ‘냉소’가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유권자들이 아예 선거와 정치의 영역을 포기하고 기대를 접은 건 아니라는 것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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