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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미래권력’ 후광?…서향희씨 ‘기업고문 활약’ 입길

등록 2011-06-09 08:22수정 2011-06-09 19:02

박근혜 올케 ‘도마위에’
미주제강·인선이엔티 자문변호사에 영입되고
사외이사 맡은 회사는 느닷없이 주가 치솟기도
“기업들, 박근혜에 줄대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남동생 박지만씨 부인인 서향희(37) 변호사가 삼화저축은행 고문 변호사를 지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 변호사가 그동안 여러 기업의 고문 변호사와 사외이사를 맡는 등 ‘왕성한 경제활동’을 한 것이 입길에 오르고 있다. 재계·법조계에선 ‘미래권력’인 박 전 대표의 후광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서 변호사는 지난 4월 미주제강의 자문 변호사로 선임됐다. 또한 같은 시기에 미주제강은 박정희 정권 당시 실세로 꼽혔던 윤필용 전 수도경비사령관의 아들인 윤해관씨를 새로운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이 무렵 증권가에선 미주제강이 ‘박근혜 테마주’라는 소식이 퍼지며 주가가 급등했다. 미주제강이 대주주로 있는 성원파이프(현 비앤비성원) 역시 이즈음에 서 변호사 영입을 추진했으나 성사되진 않았다.

서 변호사는 또한 3년 전부터 국내 폐기물 처리 분야 선두기업인 인선이엔티(ENT)의 자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의사결정 등이 불거지면서 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장하성펀드’로 알려진 라자드기업지배구조펀드가 장내 매수를 통해 5%에 가까운 지분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주제강과 인선이엔티가 사업을 벌여나가는 과정에서 서 변호사의 덕을 얼마나 봤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투자자들은 서 변호사 영입을 크게 반긴 것으로 보인다. 한 사모펀드 대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회사들이 판사·검사 경력도 없고 실력이 검증되지도 않은 서 변호사를 앞다퉈 영입하려고 한 이유가 뭐겠나”라며 “서 변호사의 뒷배경에 더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법조계의 한 인사도 “박 전 대표가 (박지만-서향희씨 부부 사이에 태어난) 조카를 매우 예뻐하기 때문에 서 변호사와의 관계도 각별하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다”며 “기업들로선 박 전 대표에 줄을 대려면 서 변호사에게 고문 변호사를 맡기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1993년 대전고검장 시절 슬롯머신 사건으로 구속됐던 이건개 변호사와 2009년 법무법인 ‘주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한 재계 인사는 “주원은 출범하자마자 급팽창했다”며 “고객 다수가 기업들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 변호사는 박 전 대표와의 관계가 부각되며 구설에 오르자 지난해 주원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서 변호사가 사외이사나 고문 변호사 등으로 몸담은 기업들은 증권가에서 ‘박근혜 테마주’로 분류돼 느닷없이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가죽 가공업체인 신우는 서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재직중이란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틀째 가격제한폭까지 오르기도 했다. 동부티에스블랙펄도 서 변호사의 사외이사 재직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등한 적이 있다.

서 변호사를 주가 부양에 이용하려는 회사도 있었다. 제약업체인 ㅈ기업은 보도자료를 통해 법무법인 새빛을 법률자문으로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동생인 박지만씨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고 덧붙였는데 당일 주가가 8% 이상 올랐다. 서 변호사는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된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의 변호인 명단에도 이름이 올라 있다.


여권 주변에선 박지만씨 부부의 최근 행보가 결국 박 전 대표에게 부담이 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여권의 한 인사는 “지만씨 부부가 박 전 대표 후광을 업고 질이 안 좋은 사람들과 어울린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친박계의 한 인사는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말라는 경구가 있는데, 지만씨 부부가 백로는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근혜 전 대표가 동생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서도 8일 당 안팎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서울의 한나라당 한 의원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조사해서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어야지, 박 전 대표가 ‘그걸로 끝’이라고 말하면 검찰이 어떻게 수사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박영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여의도의 선덕여왕’은 동생이 말했으니 끝이라고 하면 그만인가. 이것이 수사지침이냐”고 따졌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도록 동생을 설득하는 것이 박 전 대표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이날 법무법인 새빛을 통해 서 변호사의 해명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해오지 않았다.

이유주현 김경락 김태규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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