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씨
“마음을 전해달라” 말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진정성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문성근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대표는 15일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친서를 지니고 방북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문 대표는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노 대통령이 내게 ‘마음을 전해달라’며 북한에 친서를 전달하는 임무를 맡겼다”며 “이는 내가 통일운동에 앞장섰던 문익환 목사의 아들이라는 점을 염두에 뒀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가 참여정부 시절 북한을 다녀온 것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14일 펴낸 저서 <문재인의 운명>에서 사실을 밝히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문 이사장은 이 책에서 “문성근씨가 2003년 가을쯤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북한을 다녀왔다. 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에 임하는 노 대통령의 진정성을 이해시키는 수준이었다. 그런 접촉이 분위기 조성에는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적었다.
문 대표는 “나도 2002년 대선 국면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할 때 남북 교류 협력을 많이 강조했다”며 “노 전 대통령도 그런 것을 보면서 내가 대북문제에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해 친서를 전달할 사람으로 나를 선택했을 것이라 짐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 전 대통령으로선 취임 직후 대북송금 특검 문제가 터졌기 때문에 북한에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전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 대표는 북한에서 누구를 만났는지, 어떤 경로로 누구와 함께 북한에 갔는지, 일정은 어떠했는지 등을 두고선 전혀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북한에 간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말할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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