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앞으로 건설될 통합진보정당에서 어떤 당직과 공직도 맡지 않겠다. 백의종군하며 오직 통합의 길에 몸을 던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분열의 시기는 제 영혼이 쪼개진 시간”
민노·진보신당 통합 중재자 역할 선언
“대선경선 나서 갈등 키운 점 사과한다”
민노·진보신당 통합 중재자 역할 선언
“대선경선 나서 갈등 키운 점 사과한다”
권영길 의원 “내년 총선 불출마”
“삼선교 쪽방 국민승리 21 시절부터, 2004년 총선 승리의 영광, 분당의 상처까지…, 모든 고난과 영광의 세월 동안 민주노동당이라는 이름은…, 저 권영길의 영혼…이었습니다.”
민주노동당 초대 대표를 지냈고 진보정당 대선 후보로 세 차례 출마했던 진보정당의 ‘맏형’은 목이 메어 울먹였다. 그리고 “분열의 시기는 제 영혼이 반으로 쪼개져 있던 고통의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결국 기득권을 포기하고 진보정당 통합의 밑거름이 되겠다며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택했다.
권영길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총선 불출마를 포함해 향후 건설될 통합 진보정당에서 어떤 당직과 공직도 맡지 않고 백의종군하며 오직 통합의 길에 몸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이어 “(진보신당 당원들께서는) 과거의 과오를 모두 저에게 묻어 주시고, 26일 대의원대회를 통해 새로운 통합의 계기를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진보정당 통합의 최대 고비인 26일 진보신당 당대회를 앞두고, 진보정당의 미래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선택을 한 것이다. 또 두 당의 통합 과정에서 불거질 갈등과 오해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권 의원은 자신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일각에선 진보통합에 몸을 던지는 이들에게 (국회의원) 배지가 탐나서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며 “저의 진정성 있는 마음가짐을 진보신당 당원들께서도 이해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장 진보신당 대의원들을 만나 설득하고 호소할 계획이며, 앞으로 실질적인 통합 작업도 만만치 않을 텐데 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풀어보겠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자신이 속한 민주노동당 당원들을 향해 “작은 기득권에 연연하지 말고 더 큰 진보정당으로 나아가는 길을 택할 것을 당부드린다”며 “향후 협상 과정에서 ‘다수의 횡포’라는 말이 나와서는 안 되며, 분당의 원인이 당직과 공직의 독점에서 시작됐음을 반성해야 한다”고 성찰을 제안했다. 반면 진보신당 당원들에게는 “진보정치세력에 10년 만에 찾아온 기회이니, 현명한 판단을 눈물로 호소한다”며 “아직 진보정당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진보적 지식인과 기층 민중조직들이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민노당이 고심중인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권 의원은 “우리와 정치철학이 대립했던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때 군사정권 시절보다 더 많은 노동자와 진보정치 운동가들이 구속되었다”며 “이런 문제들이 반드시 논의되고 청산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통합의 ‘살얼음판’을 건너고 있는 지금은 (참여당과 통합 논의가) 튀어나와서는 안 된다는 게 저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2007년 대선 때 자신의 행보를 되돌아보며 ‘결자해지’의 고뇌를 내비쳤다. 지난 18일 민노당 정책당대회에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가 민노당 당원들에게 사과한 것을 언급하며 “조 대표의 사려 깊은 사과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저 역시 2007년의 일을 사과한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당내 정파관계의 중재자였던 제가 2007년 대선 경선에 나서면서 중재자의 역할을 버렸고, 그 결과 당내 갈등이 심각해졌고 그게 분당으로 이르는 길목이 되었다”며 “그로 인해 상처받으셨던 모든 분들, 특히 진보신당 당원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진보정당 통합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이 끝나면 새 진보정당의 평생 당원으로 남을 계획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권 의원은 진보정당 통합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이 끝나면 새 진보정당의 평생 당원으로 남을 계획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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