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친이계 원희룡 후보 지원설’ 공식 제기
남경필·나경원도 가세…원희룡 “근거 대라”
남경필·나경원도 가세…원희룡 “근거 대라”
“특정 계파에서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권력기관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유도하는 공작정치 행태를 보이고 있다.”(홍준표 후보)
“근거없이 공작이 있는 것처럼 흘려 편을 가르고 당 전체 이미지에 흠집을 내고 있다. 가상의 적을 만들어 반사이익을 보려는 홍 후보의 행태야말로 구태정치의 전형이다.”(원희룡 후보)
한나라당 새 대표를 뽑는 7·4 전당대회가 ‘친이명박계의 원희룡 후보 지원설’을 둘러싼 후보들의 신경전으로 진흙탕으로 번지고 있다.
홍준표 후보는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특정 계파가 의원 등에게 특정후보 지지를 강요하며 반협박을 하고 있다”며 친이 구주류의 ‘원희룡 후보 지원설’을 공격했다. 그는 ‘공작정치’의 주체나 특정계파가 미는 후보가 누구인지에 대해선 “대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홍 후보의 측근 인사는 “이재오 특임장관을 중심으로 한 구주류가 내년 후보 공천권을 가지고 강요 또는 협박하고 있다”며 사실상 ‘이재오-원희룡 연대설’을 제기했다. 이 장관의 핵심 측근 인사는 이에 대해 “우리는 절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강력 부인했다.
원희룡 후보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이날 오후 당사에 나와 “홍 의원이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으면서 공작정치와 불공정한 개입이 있는 것처럼 주장했다”며 “당당히 근거를 제시하라”고 반박했다. 원 의원은 “홍 후보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막말과 독설을 퍼부어 동료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처신을 보여왔다. 이 때문에 홍 후보를 당의 리더로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과 회의가 광범하게 퍼져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남경필·나경원 의원도 원 후보를 비판하는 쪽에 가세했다. 남 의원은 “초반에 건전한 정책대결 양상으로 전개되던 전당대회가 원희룡 후보 출마와 더불어 계파대결로 가고 있다”며 원희룡 책임론을 제기했다. 나 후보도 “초반 대세론을 앞세워 줄서기를 강요했다는 얘기도 있고, 특정 계파를 앞세우고 (줄서기를) 강요한다는 얘기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홍 후보 등의 반격은 최근 원 후보의 약진에 따른 불안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핵심 당직자는 “최근까지 홍준표·나경원 양강구도가 예상됐으나 대안 없는 친이계에서 원희룡 후보쪽으로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자 다른 후보들이 본격적인 견제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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