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평균연령 민주당이 8살 더 많아
“한나라 전당대회 보니 젊고 훤칠해서 그림 되더라”
“수도권 장담 못한다” 우려 목소리 커져
“한나라 전당대회 보니 젊고 훤칠해서 그림 되더라”
“수도권 장담 못한다” 우려 목소리 커져
올 연말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중인 한 중진 의원은 5일 지역위원장들로부터 전화를 여러 통 받았다. 전날 한나라당 전당대회 결과를 보면서, “이러다간 내년 총선 때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 선전하는 거 아니냐”며 걱정하는 전화였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결과가 민주당의 위기감을 촉발시키고 있다. 새로 뽑힌 한나라당 지도부 면면을 보면, 현재 민주당 선출직 지도부 구성과 차이가 크다. 한나라당 5명의 평균 연령은 50.2살이고, 이 가운데 수도권 출신 지역구 의원이 4명이다. ‘민주당 따라하기’란 당내 비판을 받으면서도 ‘정책 좌클릭’을 내건 유승민 최고위원이 2위로 선전한 점도 민주당 쪽은 눈여겨보고 있다.
반면 민주당 선출직 대표·최고위원 6명의 평균연령은 58.2살, 호남 지역구 의원이 3명이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어제 한나라당 새 지도부가 연단에 늘어선 것을 보니 젊고 훤칠해서 그림이 되더라. 거기에 메시지까지 갖추면 민주당으로선 참 위협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새 지도부 선출이 5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의 노선·인물 선택 등에 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한나라당이 이번 전대에서 보여준 전국정당화·세대교체·정책 노선 수정 등은 바로 앞으로 민주당이 풀어가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이번 전대를 통해 한발 더 왼쪽으로 옮김에 따라 중도를 놓고 한판 싸움을 벌이게 됐다”며 “이런 시기엔 우리가 한나라당과 확실히 대비되는 차별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시동을 건 세대교체 드라이브에, 민주당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숙제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지금 원내에 있는 인물들 외에 당 밖에 있는 인물들까지 과감히 수혈해 와야 한다”고 말했다.
연말 전당대회를 앞두고 출마를 염두에 둔 인사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민주당 안에선 강봉균(68)·김부겸(53)·김태랑(68)·박영선(51)·박주선(62)·박지원(69)·백원우(45)·문학진(57)·이강래(58)·이인영(47)·이종걸(54)·정균환(68)·정대철(67) 등 원내외 인사들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에 대적할 만한 참신한 후보군으론 부족하다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당내 계파별 움직임도 주목된다. 지난 3월 출범한 486·재야파·친노가 뭉친 ‘진보개혁모임’은 지도부에 개혁 성향 인사들을 대거 진입시킬 방법을 고심 중이다. 일단 진보개혁모임은 지역구 공천·전당대회 경선룰 등에 대한 자체적인 의견을 수렴해 당 지도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비주류모임인 쇄신연대도 지난 3일 ‘민주희망 2012’를 출범시키며 전열을 정비했다. 지난해 10·3 전당대회 때 비주류 후보들을 대거 당선시키며 위력을 과시한 바 있는 민주희망 2012는 이번에도 특정 후보를 전략적으로 선택해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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