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국조특위 민주당 간사 “제보 받아”
한나라 “정치공세” 비난…일정 차질 빚을듯
한나라 “정치공세” 비난…일정 차질 빚을듯
민주당은 14일 억대의 부산저축은행 비자금이 한나라당 전당대회 출마자에게 선거비용으로 흘러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관련자들을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한나라당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14일 열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첫 회의는 민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40분 만에 끝나는 등 파행했다.
저축은행 국조특위의 민주당 간사인 우제창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영수 전 한나라당 청년위원장이 신삼길 부산저축은행 명예회장으로부터 24억원을 받았고 지난해와 올해 이 돈이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흘러갔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의혹 해소를 위해선 관련된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를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제보 내용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지만 ‘고위 관계자’의 이름은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당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진작부터 이 전 위원장이 불법로비에 관여했다고 보고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한나라당이 계속 거부해왔다”며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는 와중에 이 전 위원장은 며칠 전 출국했다. 출국 직전에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와 식사를 하는 장면을 봤다는 증언도 있다”고 말했다.
이영수 전 청년위원장은 2007년 대선 때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외곽조직인 ‘한국의 힘’을 이끈 인물로 최근엔 한나라당 대의원들이 대거 참여한 ‘뉴한국의 힘’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2009년 자본금 16억5천만원으로 케이엠디시(KMDC)라는 회사를 설립한 뒤 이듬해 곧바로 미얀마 유전광구 개발사업을 따내, 민주당이 특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이런 의혹을 제기하자, 한나라당은 ‘악랄한 정치공세’라며 비난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종혁 의원은 “민주당이 야만스러운 정치 행위로 은폐·조작 청문회로 만들려는 것에 울분을 금하지 못하겠다”고 했고, 이진복 의원은 “정치 도덕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치졸함까지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증인 채택에 실패함에 따라 특위의 향후 일정도 차질을 빚게 됐다. 앞서 여야는 저축은행·감독기관 등 실무와 관련된 64명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데는 일단 합의했으나 그 외 증인채택과 기관업무보고 선정 문제에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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