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대통령부터 장관까지…MB정부, 위장전입 불감증

등록 2011-07-18 21:12수정 2011-07-18 22:30

임태희 이귀남 신재민 등
오점 드러났지만 줄통과
검찰총장 후보 모두 해당
홍준표식 ‘2002년 기준’에도
한상대 후보 해당돼 ‘결격’

공직 후보자가 스스로 “자녀들 취학을 위해 위장전입을 했다”고 시인하고 사과한다. 곧바로 한나라당이 “부동산 투기를 위한 위장전입이 아니어서 큰 흠결로 볼 수 없다”고 후보자를 감싼다. 또 “예전엔 교육열 때문에 다 그랬지 않았느냐”는 지원사격도 이어진다.

지난 17일 불거진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의 위장전입 논란을 묘사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2007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상황이다. 다른 게 있다면 이명박 후보는 다섯 차례였고, 한 후보자는 두 차례라는 점뿐이다.

대통령부터 취학을 위한 위장전입에 대한 ‘불감증’을 안고 출발한 ‘원죄’가 있다보니, 이후 어지간한 공직후보자의 청문회를 앞두고는 매번 같은 풍경이 반복됐다. “조그만 흠결을 끄집어내 상대를 흠집내는 청문회는 안 된다”는 집권여당의 주장이 스스럼없이 터져나왔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현 정권 출범 당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 곽승준 국정기획수석, 김병국 외교안보수석의 위장전입 사실이 연이어 드러났다. 당시 박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겹쳐 낙마했으나, 후임으로 지명된 이만의 환경부 장관도 위장전입 문제만은 비켜가지 못했다. 2009년 출범한 2기 내각에서도 정운찬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임태희 노동부 장관, 이귀남 법무부 장관이 위장전입으로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급기야 “딸이 왕따를 당해 학교를 옮기느라 위장전입을 했다”는 궁색한 해명을 내놓아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특히 이번에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마저 위장전입 경력이 드러나면서, 법질서 수호의 정점에 있다는 검찰총장 후보자들이 현정부 들어서는 100% 위장전입 경력을 갖게 되는 기록마저 세우게 됐다. 2009년 지명됐던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자녀 취학을 위해 위장전입을 했고, 천 후보자의 낙마 뒤 지명된 김준규 후보자는 청문회 당시 아내와 자녀의 위장전입에 대해 “백옥처럼 희지는 않지만 큰 잘못은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개각 때마다 위장전입 문제가 되풀이되자 지난해 8월 한나라당은 ‘사회적 기준을 만들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2002년 장상·장대환 후보가 위장전입으로 낙마한 이후에도 위장전입을 했다면 고위 공직자가 될 마음이 없는 것”이라고 기준을 제시했다. 지난 17일 김정권 한나라당 사무총장도 “위장전입 시점이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2000년) 전이냐 후냐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의 주장으로 인사청문회가 도입됐고, 2002년 장상·장대환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 때도 한나라당의 반대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을 의식한 기준이었다.

하지만 이런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이번 한상대 후보자의 위장전입은 분명한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 두 번의 위장전입 가운데 한 번은 2002년 9월에 있었던 일로, 두 국무총리 후보자가 낙마한 바로 직후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당시는 한 후보자가 서울지검 형사1부장으로서, 전국 형사부 검찰의 ‘수석’에 해당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을 때였다.

석진환 김외현 기자 soulfa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