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도청 의혹 ‘강력한 수사’ 촉구
민주당 대표실 도청사건 수사가 수사 대상자의 소환 불응과 증거 인멸 의혹 등으로 미궁에 빠지자, 민주당 진상조사위원장인 천정배 최고위원은 20일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을 체포하고 <한국방송>(KBS) 장아무개 기자에 대해 더욱 강력한 대책을 세우라”고 경찰에 촉구했다.
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두 사람이 도청 관련 증거를 인멸하고 있다는 의혹이 연일 제기되고 있는데 경찰은 더 강력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장 기자는 도청 사건이 불거지기 직전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교체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한 의원의 비서관은 휴가중이라며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았지만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나와 서류를 치우는 모습이 목격됐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에서 최근 영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도청사건을 거론하며 한나라당과 한국방송을 압박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영국에선 불법도청을 자행한 신문은 폐간됐고 관계자들은 줄줄이 사퇴하고 미디어 황제인 루퍼트 머독은 하원 청문회에서 강도 높은 신문을 받았으며 캐머런 총리도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도청 장본인으로 지목받는 언론사와 녹취록을 공개한 한 의원과 한나라당 모두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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