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천공항서 제지 새벽 돌려보내…일 의원 3명 오늘 입국 강행
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울릉도 ‘시찰’을 사실상 주도한 전문가가 31일 한국 입국을 제지당하고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자민당 의원 3명은 본래 일정을 강행할 방침을 밝히고 있어 외교적 마찰이 증폭될 우려가 나온다.
이날 밤 입국이 거부된 이는 ‘우파 독도학자’로 알려진 시모조 마사오 다쿠쇼쿠대학 교수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을 주장해온 시모조 교수는 31일 밤 9시30분 인천공항에 도착했으나, 입국이 불허돼 입국심사대를 통과하지 못했다. 결국 공항 내에서 서너시간 머물다 1일 새벽 비행기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본래 시모조 교수는 1일 의원들과 함께 김포공항으로 입국할 예정이었으나, ‘우회로’를 먼저 시도해본 셈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시모조 교수는) 이번 울릉도 방문의 실제 주도자로 (한국 정부가 입국 거부 조처를 알려온 상황에서) 시험삼아 ‘선발대’로 온 듯하다”고 말했다.
앞서 30일에는 신도 요시타카 자민당 영토에 관한 특명위원회 위원장대리(중의원)가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을 포함한 3명의 의원이 울릉도를 ‘시찰’하기 위해 1일 오전 예정대로 한국으로 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도 의원은 “시찰 중지를 요청했던 이시하라 노부테루 당 간사장이 ‘의원 개인 자격’으로 가는 것을 조건으로 방한을 허용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31일 “신변안전 확보가 어렵고 양국관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 등을 감안해 이들 의원의 입국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이들이 1일 오전 김포공항에 내리면 입국심사대에서 심사관이 입국을 불허하고 돌려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일본 자민당 의원들이 입국을 강행하는 것은 또다른 형태의 침략행위”라며 정부의 입국 불허 방침을 재확인했다.
일본 정부는 신도 의원 등의 한국 입국이 좌절될 경우 ‘우방국 의원에 대한 대우로서 적절하지 않다’며 외교경로를 통해 공식 항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독도와 관련한 외교적 사안을 국내정치와 연계하려는 양국 정치권의 지나친 외교 개입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지금과는 다른 차분한 대응을 지지하는 의견에 설 자리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임인택 손원제 기자, 도쿄/정남구 특파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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