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
SK그룹과 관계 집중추궁
“공안역량 대폭 강화할 것”
SK그룹과 관계 집중추궁
“공안역량 대폭 강화할 것”
4일 열린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한 후보자의 ‘에스케이(SK)그룹 유착’ 의혹과 병역면제 과정, 자녀 위장전입, 부동산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 등이 주요 검증 대상이 됐다.
민주당 소속 청문위원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한 후보자가 자신의 고려대 후배인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과 워커힐호텔에서 한 달에 한두 번씩 테니스를 치는 사이였고 △한 후보자가 부장 때 부부장 검사였던 윤진원씨가 에스케이 윤리경영부문장이며 △한 후보자의 처남인 박태진 에스케이 시앤시(C&C) 상무가 ‘그랜저 승용차 스폰서 의혹’의 핵심인물이라는 점을 들어 한 후보자와 에스케이그룹 사이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이런 점들을 근거로 “한 후보자가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수개월째 진행중인 최태원 회장의 1천억원대 부당 투자 의혹 사건과 최재원 에스케이 수석부회장의 비자금 수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며 “에스케이에서 자문료를 받은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 대한 수사도 석연치 않게 서둘러 종결됐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자는 “최 회장과는 과거 가끔 테니스를 했고, 서울고검장 재직 때(2009년 8월~2011년 1월) 한두 번 만나 테니스를 한 적은 있지만,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한 뒤로는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가 보유했다가 공시지가보다 싼 값에 판 제주도 연동 오피스텔과 서울 행당동 땅도 도마에 올랐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두 부동산 거래 모두 시세보다 싼 값에 땅을 팔았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는 누가 봐도 세금 회피를 위한 ‘다운계약서’ 작성이 아니냐”고 따졌다. 한 후보자는 “제주도 오피스텔은 당시 그 가격에 거래된 다른 사례가 있으며, 행당동 땅은 모친이 거래를 해서 저는 내용 자체를 몰랐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가 청문회 전 공개적으로 사과했던 자녀 위장전입 사실도 한 후보자를 곤혹스럽게 했다. 노철래 미래희망연대 의원은 “차녀의 위장전입은 2002년 9월의 일인데, 그해 7월과 8월 장상·장대환 총리 후보자가 위장전입으로 낙마했으며, 그때 후보자는 서울지검 형사1부장이었다”며 도덕적 해이를 추궁했다.
한 후보자는 공안 역량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뜻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북한과 연계된 간첩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 실적이 미진한 것이 맞다”며 “앞으로 인력 보강과 체제 정비 등 공안 역량을 강화해 친북 세력을 뿌리뽑을 수 있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한 희망버스 행사에 관해선 “위법사항이 있다면 예외 없이 처리해야 한다”고 답했다.
박준선 한나라당 의원은 스폰서 차량 의혹에 관해 “해당 차량에 관한 후보자나 가족의 범칙금 납부 의혹이 없다”고 한 후보자를 감쌌고, 같은 당 이은재 의원도 한 후보자의 디스크 수술로 인한 병역 면제 의혹에 관해 “병원에 입원해 9일 동안 견인치료를 받았다”며 두둔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검찰의 비비케이(BBK) 수사 등을 언급하며 검찰이 편파수사를 하고 있다고 울먹이며 비판하기도 했다.
석진환 임인택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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