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방북 가능해져 상당수 국내기업 관심 확대 전망
오는 9월 개성에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가 설치되면 남북 경협의 폭과 깊이가 크게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무소가 설치되는 개성은 공단 건설에 이어, 베이징과 단둥 등으로 이어져온 남북경협의 창구 구실까지 맡게 됨에 따라 명실공히 남북 경협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장은 11일 “개성에 상시적 접촉 창구가 마련되면 제3국을 떠돌던 경협 사업자들이 대북 경협사업 참여의 폭과 범위를 한 차원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경협사무소 개설은 남북 경제협력사에서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개성 경협사무소 개설로 경협 창구가 단일화하고 수시 방북이 가능해지면 무엇보다 국내 기업들의 경협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북쪽과 접촉이 쉬워지고, 경로도 명확해짐에 따라 그동안 마땅한 대북 접촉창구가 없어 경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상당수 기업들이 북녘땅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개성공단 시범단지에 입주한 신발업체인 삼덕통상의 문창섭 대표이사는 “경협사무소를 통해 남북이 상시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그만큼 문제 해결 속도도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북쪽지역 출입문제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경협사무소가 큰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남 경협 창구 역할을 해 온 조선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베이징 사무소를 올 3월에 철수시키면서 단둥을 중심으로 경협에 나서 온 북쪽 역시, 개성에 경협사무소가 마련되면 중국을 통한 ‘간접교역’을 대폭 줄일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그동안 일부에 집중됐던 대남 접촉의 폭과 범위도 급속히 넓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남북은 2003년 11월 열린 경추위 제7차 회의에서 이듬해인 2004년 상반기까지 경협사무소를 개설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경협사무소에 파견할 인원과 조직 구성 및 기능에 대한 이견으로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 건물에 공간을 확보해 둔 상태에서 실제 사무소 설치는 지금껏 미뤄져 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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