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후보와 달리 ‘기호?번’
조직력·전문성 부족 등 불리
조직력·전문성 부족 등 불리
6일 안철수 교수의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으로 박원순 변호사는 ‘야권통합 단일후보’에 한발짝 더 다가섰지만, 앞으로 그가 넘어야 할 ‘현실의 벽’은 만만치가 않다.
그가 희망하는 ‘시민후보’는 대단히 매력적인 한 가지 이점이 있다. 정치 혐오증으로 기존 정당에 등을 돌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시민후보는 법적으로 무소속 후보일 뿐이다. 따라서 몇 가지 치명적 불리함을 안고 싸워야 한다. 민주당에 입당해 당내 경선을 치른 뒤 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경우와 비교하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 확연하게 알 수 있다.
첫째, 기호 싸움에서 불리하다. 서울시장 후보의 기호는 국회 의석수에 따라 결정된다. 민주당 후보는 기호 2번이다. 기호 2번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를 담보한다. 무소속 후보는 기호 몇 번이 될지 알 수 없다.
둘째, 사람의 문제가 있다. 민주당 후보로 나서면 당에서 오랫동안 훈련받은 선거 전문가들의 전폭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민주당 정책연구소에는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정책 전문가들이 포진하고 있다. 반면 시민단체 사람들은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전무하다. 조직은 아예 포기하고 전적으로 ‘바람’에 의존해야 한다. 정책 개발 역량도 현재의 시민단체 수준으로는 많이 부족해 보인다. 셋째, 돈의 문제가 있다. 무소속 후보로 나서면 당장 공식 선거자금과 기탁금 등을 박 변호사 혼자 마련해야 한다.
이 때문에 박 변호사 주변에서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민주당에 입당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1995년 당시 민주당이 조순씨를 영입해 서울시장으로 만든 전례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최후의 선택은 박 변호사의 몫이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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