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국정감사장에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빚더미에 허덕이는 LH가
포항 동빈내항 사업 강행”
포항 동빈내항 사업 강행”
125조원의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지역구 사업에 대해 적자를 뻔히 예상해놓고도 강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김진애 민주당 의원은 20일 열린 엘에이치공사 국정감사에서 “공사가 2009년 4월 ‘포항 동빈내항 복원 해도수변 유원지 사업’에 208억원의 적자를 예상하고도 포항시와 협약 체결을 강행 추진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어 “최근 엘에이치공사의 자체 검토 결과 이 사업의 적자 규모는 애초 예상보다 늘어난 361억원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포항의 동빈내항과 형산강을 연결하는 1.3㎞의 수로와 차도교 3곳, 보도교 2곳, 수문 2곳을 신설하고, 수로 주변에 워터파크와 상가 등 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엘에이치공사가 제출한 사업비 수지현황 자료를 보면, 포항시와의 세부협약 체결 당시(2009.4.10) 공사는 사업성 검토를 통해 총 116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어도 포항시가 지원하는 400억원을 포함한 회수금이 957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208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사업임을 알고도 협약을 체결한 셈이다. 또 공사가 지난해 용역 의뢰를 위해 작성한 자료에는 ‘사업수지가 더 악화돼 361억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조성된 터를 사려는 민간사업자의 참여도 저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의원은 “급격한 부채 증가로 추진중인 모든 사업을 재검토하겠다던 엘에이치공사가 적자가 뻔한 특정 정치인의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결국 ‘형님 사업’에 대한 특혜”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엘에이치공사는 “포항시에서 4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사업비를 증액하고 토지이용계획 변경 등의 지원을 전제로 추진중이라 특혜가 아닌 정상적인 사업 범주에 해당한다”고 해명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엘에이치공사의 방만하고 부실한 경영을 질타하는 의원들의 지적이 쏟아지기도 했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2조3000억원을 투입해 공급하고 있는 27개의 장기임대산업단지의 임대신청률이 38%에 불과하다”며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재정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희수 한나라당 의원은 “통합 공사 출범 이후 직원 250명에 평균 2500만원씩 총 62억여원의 위탁교육비를 쓰고도 중도포기자가 155명(68.6%)에 달했다”며 “중도포기자에게 변상받아야 할 30억원을 회수하지 않고 고스란히 날렸다”고 주장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LH공사 내부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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