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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2조4천억 ‘분양 이익’…원가 감춘 이유 있었네

등록 2011-09-20 20:39수정 2011-09-20 22:15

2004년~2009년 자료분석…불투명한 회계 도마
[임대아파트] 승인원가와 건설원가 큰 차 가구당 360만원 수익내기도 줄곧 “정부지원 확대” 외쳐
[분양아파트] 한채당 3300만원씩 남긴셈 분양가상한제 이후도 고수익 강기갑 의원 “국정조사 필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분양 아파트에서 큰 이익을 냈으며 임대아파트 건설원가도 실제보다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공사 내부 회계자료인 ‘준공원가 계산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다.

강 의원이 20일 공개한 자료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공사가 공급한 전국 국민임대주택 23개 단지와 공공분양주택 15개 단지의 건설원가를 분석한 것으로, 연도와 지역, 평형 등이 비교적 고르게 분포돼 있어서 분양원가 평균치에 근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시민단체 등에서는 “엘에이치공사가 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이를 근거로 민간 건설사들의 과도한 폭리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엘에이치공사는 국회나 감사원, 법원 등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원가 공개를 거부해왔다.

강 의원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엘에이치공사의 임대아파트 건설원가는 2009년 완공 기준으로 3.3㎡(1평)당 426만원 정도였다. 준공원가 계산서에는 이 아파트들의 건설 승인 시점이 나와있지 않지만, 2004년 엘에이치공사가 정부에 신고해 승인받은 금액은 3.3㎡당 497만원이고 2006년엔 535만원, 2007년엔 607만원, 2009년엔 697만원이었다. 정부는 승인 금액 기준으로 예산을 지원하는데, 승인 이후 완공 때까지 시차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승인 원가가 실제 건설원가보다 부풀려졌다는 게 강 의원 쪽의 주장이다. 심지어 2005년 광주광역시에 준공한 한 임대아파트에서는 가구당 360만원씩 수익을 남긴 곳도 있었다. 엘에이치공사는 그동안 임대아파트 건설로 부채가 심해졌다고 주장해왔으며, 강 의원의 이날 지적에 대해서도 “사업승인 후 준공까지 통상 4~7년이 걸려 승인 원가와 준공시점의 원가를 비교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해명했다.

분양아파트의 건설원가는 2004~2009년 평균 480만원(3.3㎡당)으로 아파트 한 채당 3300만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분석 대상 9710가구에서 모두 2714억원(평균 19%)의 수익이 났다. 경기 광명소하 5단지(2009년 12월 준공) 84㎡(전용)의 경우 가구당 7500만원을 남기기도 했다.

엘에이치공사가 ‘분양가 상한제 실시 이후엔 고분양가 유지가 어렵다’고 설명해온 것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도 이후 공급된 경기 안산신길 휴먼시아 3단지와 6단지의 경우 각각 165억원(26%)과 278억원(29%)의 수익을 냈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공사가 공급한 분양아파트는 전국 156개 단지 8만7180가구로, 약 2조4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도 국토해양위 소속 의원들은 엘에이치공사 회계의 불투명성을 집중적으로 질타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에스에이치(SH)공사는 분양 원가를 공개하고, 분양 이익에서 임대주택 건설에 지원하는 비율 등을 명확히 하고 있는데, 엘에이치공사의 회계는 분양아파트에서 얼마를 남겨 임대아파트에 얼마를 쓰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강기갑 의원은 “125조원의 빚에 허덕이는 엘에이치공사가 현재 재무여건 개선을 위한 사업 재조정을 진행하고 정부의 지원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앞서 그 많은 부채가 어떻게 생겼는지 전면적인 검증을 할 수 있는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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