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의원(오른쪽)이 4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측근인 김명진 당 정책위부의장의 보고를 받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이상득 의원·안상수 전 대표·홍상표 전 비서관 등
박의원, 국감서 물증 없이 주장…“검찰이 밝혀라”
이 의원 “잘못 안 것”…홍 전 비서관 “한두번 만나”
박의원, 국감서 물증 없이 주장…“검찰이 밝혀라”
이 의원 “잘못 안 것”…홍 전 비서관 “한두번 만나”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정·관계 로비 사건과 관련해 “로비스트 박태규(71·구속 기소)씨 사건은 이명박 정부의 권력형 비리”라고 주장하며, 박씨와 평소 친분이 있다는 고위 인사들을 거명했다.
박 의원은 이날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박태규씨와 자주 만나거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물”이라며 한나라당 안상수 전 대표와 이상득 의원,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정정길 전 청와대 대통령실장, 이동관 청와대 언론특별보좌관, 김두우·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 조석래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실명을 거론했다.
박 의원은 박씨와 이상득 의원의 관계에 대해 “박씨는 소망교회의 30년 신도로 장로이고, 부인은 소망교회의 권사”라며 “교회 예배가 끝나면 이 의원과 자주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혹을 뒷받침할 물증은 제시하지 않은 채 “이들이 박씨가 활동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해줬는지는 검찰에서 밝혀야 한다”고 ‘공’을 검찰로 넘겼다.
한상대 검찰총장은 “언론에 나온 ‘박태규 리스트’는 없다”면서도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상득 의원 쪽은 “박태규씨는 소망교회 장로가 아니고, 부인이 권사도 아니다. 장로 중 박규태씨가 있는데, 박지원 의원이 그를 잘못 알고 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상표 전 비서관도 “홍보수석 시절 언론인 모임에 가보니 박씨가 있었을 뿐이고, 그렇게 한두번 만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안상수 전 대표는 전화를 계속 걸었지만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감사에선 또 민주당 김학재 의원이 이국철 에스엘에스(SLS)그룹 회장 사건과 관련해 “이 회장이 언론에 폭로한 뒤 검찰이 곧장 불러 조사했으나 청와대 태도에 따라 수사를 할지 말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은 “이국철 의혹 폭로 사건은 과거 야당이 사주한 김대업 사건(2002년 대선 때 김씨가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아들의 병역 면제 의혹을 제기한 사건)과 유사하다”고 맞받았다.
김정필 황준범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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