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표 행보에 우려 표명
한명숙 만나 선거 논의도
민주, 입당요구 한발 후퇴
한명숙 만나 선거 논의도
민주, 입당요구 한발 후퇴
박원순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첫날인 4일, 박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들은 종일 민주당 상황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본선에서 가장 큰 힘을 보태줘야 할 민주당과 ‘모양새’ 좋게 캠프 구성을 논의하길 바랐지만, 민주당은 이날 손학규 대표의 거취 문제로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손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안정감 있게 지원해주길 원하는 박 후보 캠프는 섭섭한 표정이 역력했다.
박원순 후보는 이날 캠프로 찾아온 박영선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본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손 대표가 끝까지 함께 가주셔야 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하며, 손 대표의 사퇴에 대한 우려를 분명하게 표현했다. 박 후보는 “(이번 경선은) 민주당이 진 것도 아니고, 저 역시 범야권의 후보로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후보가 된 것”이라며 “큰 틀에서 협력하면 민주당의 위상도 높아지고 이런 기세로 선거까지 치러내면 시민의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 캠프는 이날 오전 민주당 관계자들에게 선거운동과 관련된 자료 및 홍보대응 방안 문건 등을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등 ‘구애’를 했다.
박 후보가 직접 한명숙 전 총리를 만나 선거 관련 의논을 했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한 전 총리와 함께 일했던 이들의 캠프 참여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야권 연합군 캠프’가 구성되기까진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기존 캠프 관계자들이 모여 통합선거대책본부를 꾸리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가장 ‘몸집’이 큰 민주당 상황이 정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원순 캠프 관계자는 “우리가 아직 선거에 필요한 시스템이 없으니 민주당에서 책임을 좀 져주시라고 요청했지만, 당장 정리할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해서 아직 구체적인 협의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박원순 후보의 ‘민주당 입당’ 문제가 아직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은 점도 양쪽의 공조를 논의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문화방송>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민주당 입당을 요구하는 분들도 참 많지만 동시에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참 많다”며 “두 요구를 어떻게 수렴해야 할지는 충분히 고민한 뒤 후보등록일인 6~7일 전에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입당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왔던 민주당도 경선에 패배한 이후엔 한 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시선집중’에 출연해 “(입당은) 박 후보께서 판단하실 문제이고, 당 차원에서 집요하게 (입당 권유) 노력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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