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 정책 검증 ⑤ 교통·환경 분야
10·26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의 환경·교통분야 공약을 살펴보면 두 후보가 그리는 서울의 윤곽이 드러난다. 나 후보가 시민 편의·도시 경쟁력에 무게를 둔다면 박 후보는 생태 복원·공공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두 후보가 가장 치열하게 맞붙는 지점은 한강르네상스 사업이다. 전임 한나라당 시장의 대표 사업인 데다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까닭이다.
2250억원을 들여 경기도 김포와 서울 용산을 연결하는 서해뱃길 사업은 이미 한 차례 감사원으로부터 수익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시의회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당내 경선에서 한강뱃길을 공약했던 나경원 후보는 뱃길은 내되, 수상호텔 등 일부 전시성 사업은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반면 박원순 후보는 민·관 합동 한강복원시민위원회를 구성해 사업 전면 중단을 검토한다는 쪽이다.
뱃길을 내기 위해 양화대교의 교각 간격을 넓히는 공사를 두고도 설전이 오가고 있다. 박 후보가 “공사에 추가로 들어가는 100억원도 적은 돈이 아니니 즉시 중단한 뒤 전시행정의 표본으로 남겨야 한다”고 주장하자 나 후보는 “3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니 안전을 고려해 공사를 신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사업 시행사와 운영사 사이의 갈등으로 표류하는 세빛둥둥섬 문제를 두고는 나 후보는 SH공사가 소유한 지분 29.9%를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을, 박 후보는 민간 매각이 현실성 없다며 공익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생활중심의 도시계획’을 표방하는 나 후보는 공원이 부족한 공원소외지역에 집앞 5분 거리 녹지공간을 확충하는 등 지역 균형을 맞춰 시민 1인당 16.16㎡의 공원 면적을 확보하는 공약도 내놨다. 교통대책과 관련해선 용산과 인천을 잇는 경인익스프레스 사업을 재촉해 서울~인천간 20분 시대를 앞당기는 한편, 심야시간대 버스전용차로를 택시도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지속 가능한 생태도시’를 주장하는 박 후보의 환경 공약에서는 서울 면적의 1%를 도시텃밭으로 조성하는 공동체 도시텃밭 조성 방안이 눈에 띈다. 또 박 후보는 보행량이 많고 대중교통이 모여드는 지역을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정해 일반 승용차의 진입을 금지하고 민영주차장까지 포함한 통합주차정보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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