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맨 왼쪽)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후문에서 홍준표(가운데) 당 대표와 함께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친박 “최선 다해”…책임론과는 거리두기
나경원“피부클리닉 공세는 정치 테러”
나경원“피부클리닉 공세는 정치 테러”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선거전 마지막 주말, 권역별로 서울을 누비며 바닥을 훑었다. 박근혜 전 대표도 연이틀 서울에서 힘을 보탰다. 그러나 ‘선거의 여왕’으로 불려온 박 전 대표가 이번엔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 평가가 엇갈린다.
나 후보는 23일 오전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재경 고흥군민 체육대회를 찾아 “제가 나주 나씨인데 할아버지는 영암에 사셨고 어머니는 여수에서 중학교까지 마쳤다”며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 저녁 방송연설에서는 ‘1억원 피부클리닉’ 출입 논란에 대해 “장애를 가진 제 딸아이의 병원 치료 사실까지 왜곡했다. 나경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 후보이기 때문에 가하는 정치 테러”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전날 신촌에 이어 23일에는 강북구 북서울 꿈의 숲, 동대문 의류쇼핑몰 등을 찾았다. 그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5일에는 세종로에 있는 나 후보 캠프를 방문할 예정이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3일 이후 여덟번을 서울 지원에 나서는 셈이다.
친박계 의원들은 박 전 대표의 지원이 나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상당한 도움을 줬다고 평가한다. ‘화끈하게는 안 해준다’, ‘자기 대선운동 하는 것 같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았다.
한 친박 의원은 “현장에서 각각 활동하자는 것은 당의 콘셉트였다”며 “박 전 대표는 최선을 다했고 나 후보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선거 패배 때 불거질 수 있는 책임론에 거리를 두려는 모습으로 읽힌다.
당 밖의 의견은 달랐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박 전 대표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야권이 대대적으로 결합하는 모습을 보인 데 비해, 박 전 대표가 나 후보와 따로 다니는 것은 결집된 모습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민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전 대표의 지원이 한나라당 지지층의 결속 강화에는 도움을 줬을지 몰라도 외연 확대엔 크게 기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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