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당일 “종북좌파 몰아내자”
선관위 “불법선거” 조사 착수
선관위 “불법선거” 조사 착수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하는 기독교단체 명의의 이메일이 26일 무작위로 발송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불법선거 운동 혐의를 두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들 단체는 비슷한 요지의 성명서를 25일 발표한 바 있다.
문제의 이메일은 선거 당일인 26일 ‘나경원 후보를 지지해야 할 3가지 긴급한 이유’라는 제목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뿌려졌다. ‘1천만 기독시민들의 연합체’를 표방한 ‘한국기독교시민연합’(CCA)은 이 메일을 통해 “서울시장이 종북좌파 계열에 넘어갈 경우 닥쳐올 국가적인 재앙을 방지하기 위해서 나경원 후보를 지지하며 표를 통해 종북좌파를 몰아내자”며 노골적인 나 후보 지지 선거운동을 펼쳤다. 현행법상 선거 당일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등의 선거 운동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한국기독교시민연합엔 기독교사회책임(대표 서경석 목사), 대통령을위한기도시민연대(김용국 목사), 기독한국신문, 한국기독교청년연합 등 60개 단체가 참여한 것으로 돼있다. 이들은 △서울시의회에 발의된 학생인권조례안이 미션스쿨의 예배활동을 방해하는 악법으로 나 후보가 막을 수 있다 △종북좌파 시장(박원순 후보)의 당선을 막아야 한다 △종북좌파 안티기독교 매체 등이 북한의 지령대로 움직인다 등의 이유를 내세워 나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서울시 선관위 지도과 관계자는 “선거일 후보를 지지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 선거 운동으로, 조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명의를 도용해 해당 메일을 발송했을 가능성을 고려해 한국기독교시민연합 쪽에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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