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주요선거 투표율 시간대별 비교
10·26 재보선, 투표율 분석해보니…
여야가 총력전 펼친데다 시민후보 등장 관심 커져
SNS 커진 영향력도 한몫…서초구 투표율 가장 높아
여야가 총력전 펼친데다 시민후보 등장 관심 커져
SNS 커진 영향력도 한몫…서초구 투표율 가장 높아
10·26 서울시장 선거의 투표율은 평일 보궐선거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구별 투표율을 보면 강남과 강북 지역의 투표율 격차가 벌어지는 ‘남고북저’ 현상도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났다.
26일 저녁 8시에 끝난 서울의 전체 투표율이 48.6%(잠정집계)를 기록한 가운데, 서초구가 53.1%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고 마포구 51.1%, 동작구 50.8%, 양천구 50.4%, 노원구 50.3%, 송파구 50.2%, 중구 49.9%, 강남구 49.7% 차례로 뒤를 이었다. 금천구가 44.3%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으며 중랑구(44.4%)와 강북구(45.2%), 은평구(46.2%)도 전체 평균 투표율을 밑돌았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지역구인 중구를 포함해 주로 한나라당 우세 지역에서 투표율이 높고, 그동안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의 투표율은 저조하게 나타난 게 특징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도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의 투표율이 투표 시작 직후부터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부유층이 모여 사는 타워팰리스가 있는 서울 강남구 도곡2동 제4투표소는 저녁 7시 기준으로 59.99%를 기록해 같은 시각 서울시 평균인 42.9%보다 17%포인트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나 지난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 나타났던 ‘강남 3구 보수층의 결집 현상’이 이번 선거에서도 그대로 재연된 셈이다. 이들 강남 3구는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 당시 한명숙 후보보다 오세훈 후보에게 12만6930표를 더 줬는데, 이는 두 후보의 당락을 가른 표차 2만6412표보다 거의 5배나 많은 수치였다. 투표율이 곧 오세훈 시장과 한나라당 지지로 해석됐던 지난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에도 서초구와 강남구, 송파구가 각각 투표율 1~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선거전문가들 사이에선 ‘노무현 정부 시절 종합부동산세 신설을 계기로 굳어진 강남의 계급투표 패턴이 이제 확실히 고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이번에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금천, 중랑, 은평, 강북구 등은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도 서울 평균인 53.9%에 못 미치는 52.6%, 50.1%, 51.3%, 51.4%를 기록한 바 있다. 역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도 금천구(20.2%), 관악구(20.3%), 강북구(21.7%), 은평구(22.6%) 차례로 투표율이 낮아 투표율이 높고 낮은 지역도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한편 전체적인 투표율이 높게 나온 것과 관련해서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여야의 총력전 외에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를 얻은 박원순 후보가 야권통합 후보이자 시민후보로 나서 ‘전선’ 자체가 넓어진 것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선거 초반 안철수 원장의 등장은 정치에 관심이 없고 지지정당이 없는 이른바 ‘무당파’들을 선거장으로 끌어냈고, 안 원장에 대한 기대감이 박 후보에게 그대로 옮겨간 것도 투표율이 올라간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의 광범위한 보급으로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팟캐스트 등의 영향력이 어느 때보다 커진 선거였다는 점도 젊은층의 투표율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석진환 엄지원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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