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회환원’ 정치권 반응
박근혜쪽 “정치적 해석 안해”
박근혜쪽 “정치적 해석 안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최근 행보를 예민하게 주시하던 정치권은 14일 안 원장의 기부 소식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한편으론 안 원장이 지지율 고공행진을 벌이며 정치권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인지, 그의 파격적인 기부가 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에 촉각을 세웠다.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안 원장을 견제해야 하는 처지인 한나라당은 이번 안 원장의 기부가 정부여당의 실정과 대비되면서 파괴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김기현 대변인은 기자들의 문의가 폭주하자 휴대전화 문자로 “안 원장의 재산 환원과 관련해 특별한 입장은 없습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당내 쇄신파 의원들 사이에선 “안 원장이 기부를 하며 불평등한 교육환경과 저소득층 청소년들을 언급한 것 자체가 여당엔 타격이고, ‘부자정당’으로 비판받는 한나라당과의 차별성이 더 커질 것”이라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지금이라도 더욱 적극적이고 강한 민생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당내 일부에서는 “안 원장이 이제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들어온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번 재산 환원은 그동안 거론됐던 안 원장의 약점에 대한 대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반면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싶지 않고, 쉽지 않은 좋은 일을 했다고 본다”며 “기부문화 확산에 좋은 본보기가 되기를 바라며, 있는 그대로 평가해줘야 한다”고 과잉해석을 경계했다.
야권은 안 원장이 범야권의 인물로서 경쟁과 협력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호의적인 반응과 기대를 쏟아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소위 ‘정치의 계절’에 접어든 터라 다른 해석도 가능하겠지만, 사회 지도층으로서 도덕적 의무(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다한 것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단지 가진 것이 많다고 해서 선뜻 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안 교수의 결정은 사회적 귀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정치란 무릇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며, 이런 점에서 안철수 교수는 앞으로 본인이 정치를 하든 안 하든 이미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는 ‘큰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권 대통합을 추진중인 ‘통합과 혁신’ 관계자는 “안 원장의 파격적이고 감동적인 행보는 여러 갈래로 통합을 모색중인 민주당과 진보정당 등 범야권에 여러 시사점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며 “말이 아닌 실천으로 민생을 걱정하는 그의 행동이 야권의 분발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회적 기부는 그 액수의 크기와 상관없이 아름다운 것이며 환영받는 것은 당연하다”며 “지나친 정치적 해석으로 안철수 교수의 사심없는 선행이 폄훼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석진환 송채경화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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