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서울시장 선거 비용
박, 펀딩·후원 통해 자금마련
나, 지역구 지원에 많은 지출
나, 지역구 지원에 많은 지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당시 범야권 후보는 42억5063만원,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는 35억4366만원의 선거자금을 사용했다고 신고했다. 1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회계신고 내역을 보면, 연설·공보·인건비 등 선거와 직접 관련한 ‘선거비용’의 경우 박 후보는 34억5000만원, 나 후보는 32억8000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선거비용 내역은 두 후보 간 선거방식 차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기성정당 주자였던 나 후보는 조직 동원력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구별 선거사무소 운영비용으로 7억1835만원을, 제3세력 시민후보였던 박 후보는 2011만원을 썼다. 35배가 넘는다. 나 후보는 서울시 48개 선거구 가운데, 자신의 지역구인 중구 선거사무소 쪽에 가장 많은 비용인 2992만원을 지출했지만 이곳에서도 박 후보에게 4.9%포인트 차로 졌다. 선거사무소는 구역별 조직 관리·동원 등에 주력하는 기성정당 선거 체제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인건비, 사무실비 등의 부담이 크다. 지역기반이 따로 없는 박 후보는 종로구만 108만원, 나머지 선거구에선 70만원 이하를 썼다.
전체 비용에서 박 후보가 앞선 것은 야권 예비경선 과정을 치른 탓이 크다. 경선룰 기획료, 경선인단 모집, 여론조사 등에만 3억6000만원을 넘게 썼다. 나 후보보다 보름 정도 이른, 9월 중순부터 선거단이 움직이면서 식대 등 그외 부대비용도 컸다.
박 후보는 정당보조금(5억5000만원) 없이, 펀딩을 통해 기본 선거비용을 마련했고 공식 후원금도 10억1260만원을 모았다. 나 후보는 절반 수준인 5억9838만원의 후원금을 선거자금에 보탰다.
언론광고, 펼침막 등 홍보비의 경우, 나 후보는 11억9606만원 정도로 박 후보(7억6076만원가량)보다 4억3500만원 이상 더 썼다. 나 후보가 바닥 민심을 듣겠다며 마련해 눈길을 끌었던 ‘경차유세’ 비용은 마티즈 대여비, 인건비 등 1억5500만원 남짓이었다. 박 후보 경우 내복(2만8천원), 서울지도(5만원) 구입 내역 등이 눈에 띤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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