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원장과 박원순시장
박 “신당 바람직 않다 말해”
안원장쪽 “덕담만 주고받아”
안원장쪽 “덕담만 주고받아”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시장 취임 뒤 처음으로 만나 “신당 창당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서울시가 6일 전했다.
‘신당 창당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는 발언의 배경을 두고, 박 시장은 이날 오후 한 외부 행사장에서 기자들에게 “그 얘기는 내 경험을 얘기한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 박 시장이 범야권 단일후보로 시장 선거를 치렀지만, 무소속 후보로서 겪었던 민주당 등 야당 조직과 당원들의 무관심, 인지도 끌어올리기의 어려움 같은 현실정치에서 겪은 장벽을 털어놓은 것으로 박 시장 측근들은 해석했다.
취임 한 달 만에 안 원장을 만난 이유에 대해 박 시장은 “취임 뒤 바쁘고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을 다시 만날 계획에 있느냐’는 질문에는 “당장은 없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류경기 서울시 대변인은 “박 시장과 안 원장의 만남은 박 시장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주로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도움을 준 데 대한 감사 인사를 했고, 신당 창당 등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는 등 자신의 정치적 경험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류 대변인은 “박 시장과 안 원장이 배석자 없이 두 사람만 만났으며, 박 시장이 오늘 서울시 시의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을 밝혔다”고 말했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달 9일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도 ‘안 원장과 함께 제3의 길로 갈 것이냐’는 질문에, “안 교수님이 제3의 정당을 만들지 안 만들지 잘 모르겠지만 안 교수님이 정치를 하더라도 제3의 정당이 성공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그런 길은 최종적으로 가시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안 원장 쪽은 박 시장과 만난 사실만을 인정했다. 안 원장이 주식 기부 의사를 밝힌 뒤 이를 위한 재단 설립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강인철 변호사는 “안 원장이 ‘박원순 시장과 만나 서로 덕담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권혁철 김보협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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