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구속뒤 ‘나꼼수’팬 참여
한국노총 조직표 향방 등 변수
‘1인2표’ 결과 속단하기 어려워
한국노총 조직표 향방 등 변수
‘1인2표’ 결과 속단하기 어려워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민주통합당 당대표·최고위원 경선에 일반 시민들이 대거 투표인단으로 등록하고 있어, 기존 당원 중심의 판세와 선거 구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경선에 나선 9명의 후보들은 기존 선거전략을 수정하는 등 시민선거인단의 표심 잡기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29일 저녁까지 13만4천여명 이상의 시민선거인단을 접수한 민주통합당은 현재의 증가 추세라면 마감일인 다음달 7일까지 50만명 이상이 등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거인단의 90% 이상은 모바일 투표를 신청했다. 이번 모바일 투표는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때보다 더 간편해져, 당시의 모바일 투표율 74%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각 후보들은 비당원인 시민들의 참여가 폭증하면서 결국 이들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투표 성향이 어떻게 나타날지 알 수 없고 경선도 1인 2표 방식이어서, 선두권 후보들은 안심하지 못하는 반면 중하위권 후보들은 ‘이변’을 벼르고 있다.
우선 각 후보 진영은 정봉주 전 의원의 구속 수감을 계기로 선거인단이 급증하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의 팬카페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 회원뿐 아니라 ‘나는 꼼수다’를 지지하는 젊은층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29일 부산에서 열린 <부산 문화방송> 텔레비전 토론회와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많은 후보들이 정 전 의원의 구명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이런 상황과 관련이 있다. 민주당 안팎에선 정 전 의원과 함께 비비케이(BBK) 대책위원회 활동을 함께했고 구명 활동도 가장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박영선 후보가 이들의 표를 꽤 끌어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25만명 선거인단 모집을 선언한 한국노총 조합원들의 합류도 변수로 꼽힌다. 이들은 비교적 조직적인 투표를 할 것으로 보여, 누가 한국노총의 지지를 받을지도 관심거리다. 한국노총의 민주통합당 합류 과정에서 역할을 했던 이인영 후보가 유리하다는 전망이 많다. ‘백만민란 운동’을 통해 회원들을 대거 확보한 문성근 후보와, 조직이 탄탄하다고 평가되는 와이엠시에시(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을 지낸 이학영 후보의 지지자들이 얼마나 선거인단에 참여했는지도 관전 포인트다. 통합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며 주춤했던 박지원 후보도 최근 호남 지역 지지세의 회복과 결집에 기대를 걸고 있다.
1인 2표제의 특성상 후보들 사이의 물밑 합종연횡도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1월7일 선거인단 등록이 끝나고 내부 여론조사 등을 통해 강약의 윤곽이 드러나면 후보들 사이의 복잡한 계산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고위원 당선 기준인 6위권 후보들은 더 피말리는 함수를 풀어야 한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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