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한명숙, 총장직 사표는 반려
공천논란 빚은 인사들 버티고
대선주자들은 한대표 압박
공천갈등 수습될지 미지수
공천논란 빚은 인사들 버티고
대선주자들은 한대표 압박
공천갈등 수습될지 미지수
임종석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이 9일 공천(서울 성동을)을 반납하고 총장직도 사퇴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천 기회를 갖지 못하고 좌절한 분들에게 아픈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당을 위해 마음을 모아주시기를 호소 드린다”고 밝혔다. 자신의 결단으로 난마처럼 얽힌 민주당의 공천 내홍이 일단락되기를 간청한 것이다. 하지만 한명숙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실타래를 풀고 다시 순항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한명숙 대표는 이날 일단 임 총장의 사무총장직 사표는 반려했다. 임 총장에 대해 여전한 신뢰를 표시한 것이다. 하지만 임 총장이 공천을 반납한 이상 임종석 총장과 같은 이유로 공천에서 논란을 빚었던 이들의 처리 문제가 당장 현안이 됐다. 신계륜(정치자금법, 서울 성북갑), 이부영(제이유그룹 사건, 서울 강동갑), 이윤석(뇌물, 전남 무안·신안), 이화영(저축은행 비리, 강원 동해·삼척) 후보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공천 반납을 거부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애초 8일쯤 야권연대를 매듭지어 상승 국면을 만들고, 11일쯤 임 총장이 거취를 밝히면 12일 한명숙 대표의 관훈클럽 토론을 계기로 국면을 전환시킨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야권연대가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이해찬 상임고문과 문성근 최고위원 등 ‘혁신과 통합’ 출신 인사들의 요구에 떠밀려 임 총장이 사퇴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구상이 어그러졌다. 자칫 한 대표가 당내에서 지도력을 상실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입을 연 이유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전날 급히 상경한 문재인 후보(부산 사상)는 한 대표를 만나 결단을 요구했다. 손학규 전 대표는 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욕심이라는 게 대권욕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한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정동영 예비후보(서울 강남을)는 이날 <기독교방송> 인터뷰에서 “국민은 계파에 관심이 없는데, (한 대표는) 거기에 갇혔다”며 “당내 권력을 장악하려는 그 함정에 빠졌다”고 겨눴다. 한발만 삐끗하면 한 대표가 총선 불출마 요구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지도부 안에서도 이인영·박영선·박지원 최고위원은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조기에 구성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선대위 체제로 당을 운영해가면서 한명숙 대표 체제의 권한을 줄이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한 대표로선 원하지 않는 체제지만 공천 후유증을 씻고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면 마냥 거부할 수만 없다는 고민이 있다. 한 대표가 또다시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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