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야권연대, 결국 파국 치닫나

이정희 출마의사 재확인…민주는 백혜련 공천
유시민 “진보성이 도덕성 수준 보장하지 않아”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쪽의 관악을 야권후보 단일화 전화여론조사 조작 의혹 사건으로 금가기 시작한 야권 선거연합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한치 양보없는 기싸움으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이날 이 후보의 사퇴를 사실상 요구한 범야권 시민사회 인사들의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의 출마의사를 재확인했다.

　민주통합당도 이날 야권단일화 경선에서 통합진보당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백혜련 전 대구지검 검사를 재차 공천하는 강수를 두며 통합진보당을 압박했다.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전하며 “후보 단일화를 조건으로 안산단원갑 지역에 백혜련 후보를 공천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경선관리위원회가 양당이 합의를 이뤄내라고 요구했지만 끝내 합의가 안 됐다”며 “단일화를 조건으로 재공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민주통합당을 탈당한 김희철 의원은 관악을 후보 등록을 하고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범사회 시민사회 인사들의 모임인 ‘희망 2013·승리 2012 원탁회의’는 “규칙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책임있는 조처가 있어야 한다”며 재경선을 제의한 이 대표에게 사퇴를 사실상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은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를 향한 헌신과 희생을 보여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이렇게 요구했다.

　그러나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정희 대표가 사퇴하면 민주당도 선거에서 데미지를 입는다”면서 사퇴 불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유 대표는 “실수와 실책이 있다고 수장을 코너로 몰아 정치적으로 매장시킨다면 민주통합당은 어디서 표를 얻을 것이냐”면서 “이것은 야권연대 분위기를 완전히 죽여버리는 것이 될 것”이라고 민주당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그러면서 이 대표의 출마 강행과 관련해서는 “유권자들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어느 정도 중대한 사안인지 들어보고 판단을 받아보자. 관악을 시민에 대한 판단이 서로 다르다”면서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는 ‘(당락의 문제가 아니라) 도덕성이 진보의 가치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노선의 진보성이 도덕성의 수준이나 인격의 성숙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다수 국민을 편하게 살 수 있는 공약이라는 거지, 도덕성 우월은 아니다”라며 진보정당의 가치에서 도덕성이 우선 순위에 있지 않다는 인식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실수할 수 있고 오류를 범할 수 있는 정치집단”이라며 “새누리당은 조금만 실수를 저질러도 돼서 도덕적이지 않아도 되고, 진보당은 티끌만한 조금의 책임에도 존재를 던져라,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것이며, 이는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비교책임론을 거론했다.

　이어 유 대표는 민주당이 백혜련 후보 공천을 강행한 것에 대해 “야권연대를 파기하는 행위이며 명백한 경선 불복”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디지털뉴스부 [e-mail]

<한겨레 인기기사>

■ 이것이 봄날의 스트레칭이다람쥐~
■ [단독] 선관위, 홍준표의원 검찰에 수사의뢰
■ 진중권 “진보진영 도덕성, 새누리와 구별안돼”
■ 가격 낮춘 ‘쉐보레 캡티바’ 직접 타보니…
■ 링컨보더 먼저 노예해방한 한국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