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검찰 출석 예정
2007년 대선 당시 ‘(비비케이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김경준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됐던 ‘가짜 편지’의 실제 작성자 신명(51·치과의사)씨가 2일 귀국했다. 그는 편지 작성 및 사건 무마 과정에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 임태희 전 비서실장 등 이명박 대통령 측근들이 관여했다는 증거물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귀국 직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한겨레> 기자와 만나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나를 고소했는데 검찰 수사에 당당히 임해 진실을 밝히겠다”며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증거물, 편지 작성 당시 한나라당 고위 인사들이 관여한 증거, 그리고 진실을 밝히려는 내 입을 막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 주변 인사들이 나선 정황 증거들을 재판 과정에서 날것 그대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신씨는 3일 오후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비비케이(BBK)투자자문 김경준 대표의 미국 감옥 동료였던 신경화씨의 동생인 신명씨는 지난해 초 “홍준표씨가 2007년 대선 직전 기획입국설의 증거라고 언론에 공개한 편지는 양아무개(ㄱ대 교직원) 선생님 지시로 내가 작성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중국으로 출국해 미국에 머물던 신씨는 “형의 감형에 도움이 될까 싶어 아버지처럼 여기던 양 선생님의 요청에 응해 가짜 편지를 썼는데 한달 뒤쯤 그 편지를 홍준표씨가 기획입국의 증거라고 흔들었다. 양 선생님의 지시대로 거짓으로 검찰 수사에 응하면서 정치권에 이용만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는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베이징/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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