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해찬 상임고문과 박지원 최고위원의 ‘대표-원내대표 역할분담’과 관련해, “국민이 어떻게 보겠나. ‘올드 패션’이라고 보지 않을까”라고 말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민주당 ‘잠룡’ 정세균
“시대정신 맞으면 주연, 안맞으면 조연”
“시대정신 맞으면 주연, 안맞으면 조연”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인터뷰한 26일, 민주당은 이해찬 당선자-박지원 의원의 당 대표-원내대표 역할분담 합의 때문에 시끌벅적했다. 문제의 합의 배경엔 ‘대선주자-당 대표-원내대표를 전략적 묶음으로 가자’는 의도가 깔려 있다. 민주당의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인 자신이 미리 배제될 수도 있는 구도였다. 그의 반응은 차분했다. 그는 ‘양자 합의’가 특정 대선후보를 염두에 둔 것 아닌지 묻자 “설마 거기까지 생각했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이해찬-박지원의 조합을 ‘올드 패션’ 같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5~7명 후보들 치열히 경쟁해
판 키워야 대선서 유리해져
난 줄세우는 정치 하지 않을것 -(이해찬-박지원 합의가) ‘대주주’들의 담합이라는 비판이 있다. “민주당이 말만이 아니라 진심으로 국민을 모시는 정치를 해야 한다. 우리가 집권하려면, 정권교체를 하려면 만족시키는 수준으로는 안 된다. 감동을 주지 않으면 절대 우리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나. ‘올드 패션’이라고 보지 않을까.” 차분한 반응이었다. 그게 ‘정세균 스타일’이기도 하다. “정치를 하면서 ‘내부 총질’은 극도로 자제해왔다. 품격을 유지하고 싶다. 정세균의 스타일이 있으니까.” -문제의 합의가 특정 대선후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설마 거기까지 생각했겠나. 미리 넘겨짚어서 나의 유불리를 따질 생각은 없다.” -합의 이전에 같이 상의를 하거나 연락을 받았나? “사후에 들었다.” 정세균 고문은 친노무현계의 핵심으로 꼽히는데 뒤늦게 들었다는 얘기는 다소 의외다. 본인의 정체성을 물었다. “저는 범친노이자 범친디제이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통성을 지키고 있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두 분 대통령을 모시고 정치하면서도 저의 이해관계에 따라 (그분들을) 부정하거나 차별화한 적 없다.” 지금 최대 현안은 양극화 해소
의회주의 복원 통해서 풀어야
경제민주화 여당과 타협 가능 -이번 총선 당선자 가운데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많다. 얼마나 되나? “얼마나 되는지는 계산해보지 않았지만, 제법 된다. 그러나 난 줄 세우는 정치를 하지 않는다. 동지들과 정도를 걸으려 노력하고 신뢰의 정치를 하지, 이해관계에 따른 옛날식 계보와는 다르다. 그들에게 무엇을 강요하거나 기댈 생각이 전혀 없다.” -스스로는 대선주자라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는 분위기는 아니지 않나? “그래서 힘들다. 비교적 제가 자신을 평가함에 있어서 엄격한 편인데도,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평가받고 싶다. 평가하는 분들이 국민이니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노력할 뿐 불평할 수는 없지 않나.”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갖출 것 다 갖추고, 괜찮다고 해서 선택받는 것은 아니다. 시대정신과 맞아야지 기회가 오지.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과 콘텐츠(내용)를 갖추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잘 맞지 않으면 조연하는 거고, 맞으면 주연 되지 않겠나. 예전엔 대선후보가 되려면 이벤트에 강하고 튀는 재주도 있고 목소리도 우렁차야 했다. 이제는 국민의식이 높아지면서 정책 중심의 캠페인이 가능한 시대다.” -우리 사회의 최우선적인 선결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지금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현안은 사회 양극화다. 자영업자, 소기업들은 심각한 수준이다. 경제적 취약계층은 절실하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 사회 양극화와 비정규직 문제를 풀기 위해 의회주의를 복원해야 한다. 경제민주화를 위해서라면 (여당과) 타협해도 좋다.” -대선 출마 결심이 섰나, 아니면 고민중인가? “내심은 결정했지만 공식화할 단계는 아니다.” -누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가? “유동성이 매우 커졌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지지율이 금방 오르고 금방 떨어진다. 디지털 시대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상대방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 자신이 중요하지. 지형이나 경쟁 구도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 MB 심판 여론 아직 살아있어
‘박근혜 마케팅’ 홍사덕 패배
박 위원장, 강적 아닐수 있다 -새누리당도 마찬가지인가? “거기는 고착화된 거 아닌가. (다른 후보들이) 판을 만드는 것은 흥행을 위해서지. 우리도 판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섯에서 일곱명 정도의 후보들이 치열하게 경쟁해야 역동성이 높아진다. 새누리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드는 과정이 아름다우면 이길 수 있다.” -지난 4·11 총선 결과를 보고 대선을 낙관할 수 있나? “엠비(MB) 심판 의지가 없어졌다고 보지는 않는다. 저들이 잘 희석시키고 피해간 거지. 12월에 이 정부의 실정과 부정, 비리와 무능을 심판할 수도 있다. 분노한 국민들이 아직 못 풀었다. 다시 회초리를 들 거다.” -이번 총선의 교훈은 정권심판론만으로 민심을 얻지 못한다는 것 아닌가? “민주당의 전략 부족으로 국민들이 차려준 밥상도 못 먹었지. 새누리당이 두 번은 못 피할 거다. 이번 총선 때 종로에서 친박계의 좌장이라는 사람(홍사덕 후보)도 ‘박근혜 마케팅’으로 일관했는데도 선택받지 못했다. 어쩌면 박근혜 의원이 강적이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가장 상대하기 쉬운 후보일 수도 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쟤는 전교 왕따래” 학교 달라도 금세 소문
■ “네 말은 못 믿겠어” 112 녹취록에 ‘그놈 목소리’ 있었다
■ 정세균 “박근혜, 상대하기 쉬운 후보일 수 있다”
■ 귀한 동강할미꽃 찾아갔더니 ‘댕강’
■ 나와 친해지고 싶어 왕따시켰다는 반장
판 키워야 대선서 유리해져
난 줄세우는 정치 하지 않을것 -(이해찬-박지원 합의가) ‘대주주’들의 담합이라는 비판이 있다. “민주당이 말만이 아니라 진심으로 국민을 모시는 정치를 해야 한다. 우리가 집권하려면, 정권교체를 하려면 만족시키는 수준으로는 안 된다. 감동을 주지 않으면 절대 우리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나. ‘올드 패션’이라고 보지 않을까.” 차분한 반응이었다. 그게 ‘정세균 스타일’이기도 하다. “정치를 하면서 ‘내부 총질’은 극도로 자제해왔다. 품격을 유지하고 싶다. 정세균의 스타일이 있으니까.” -문제의 합의가 특정 대선후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설마 거기까지 생각했겠나. 미리 넘겨짚어서 나의 유불리를 따질 생각은 없다.” -합의 이전에 같이 상의를 하거나 연락을 받았나? “사후에 들었다.” 정세균 고문은 친노무현계의 핵심으로 꼽히는데 뒤늦게 들었다는 얘기는 다소 의외다. 본인의 정체성을 물었다. “저는 범친노이자 범친디제이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통성을 지키고 있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두 분 대통령을 모시고 정치하면서도 저의 이해관계에 따라 (그분들을) 부정하거나 차별화한 적 없다.” 지금 최대 현안은 양극화 해소
의회주의 복원 통해서 풀어야
경제민주화 여당과 타협 가능 -이번 총선 당선자 가운데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많다. 얼마나 되나? “얼마나 되는지는 계산해보지 않았지만, 제법 된다. 그러나 난 줄 세우는 정치를 하지 않는다. 동지들과 정도를 걸으려 노력하고 신뢰의 정치를 하지, 이해관계에 따른 옛날식 계보와는 다르다. 그들에게 무엇을 강요하거나 기댈 생각이 전혀 없다.” -스스로는 대선주자라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는 분위기는 아니지 않나? “그래서 힘들다. 비교적 제가 자신을 평가함에 있어서 엄격한 편인데도,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평가받고 싶다. 평가하는 분들이 국민이니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노력할 뿐 불평할 수는 없지 않나.”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갖출 것 다 갖추고, 괜찮다고 해서 선택받는 것은 아니다. 시대정신과 맞아야지 기회가 오지.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과 콘텐츠(내용)를 갖추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잘 맞지 않으면 조연하는 거고, 맞으면 주연 되지 않겠나. 예전엔 대선후보가 되려면 이벤트에 강하고 튀는 재주도 있고 목소리도 우렁차야 했다. 이제는 국민의식이 높아지면서 정책 중심의 캠페인이 가능한 시대다.” -우리 사회의 최우선적인 선결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지금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현안은 사회 양극화다. 자영업자, 소기업들은 심각한 수준이다. 경제적 취약계층은 절실하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 사회 양극화와 비정규직 문제를 풀기 위해 의회주의를 복원해야 한다. 경제민주화를 위해서라면 (여당과) 타협해도 좋다.” -대선 출마 결심이 섰나, 아니면 고민중인가? “내심은 결정했지만 공식화할 단계는 아니다.” -누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가? “유동성이 매우 커졌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지지율이 금방 오르고 금방 떨어진다. 디지털 시대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상대방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 자신이 중요하지. 지형이나 경쟁 구도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 MB 심판 여론 아직 살아있어
‘박근혜 마케팅’ 홍사덕 패배
박 위원장, 강적 아닐수 있다 -새누리당도 마찬가지인가? “거기는 고착화된 거 아닌가. (다른 후보들이) 판을 만드는 것은 흥행을 위해서지. 우리도 판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섯에서 일곱명 정도의 후보들이 치열하게 경쟁해야 역동성이 높아진다. 새누리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드는 과정이 아름다우면 이길 수 있다.” -지난 4·11 총선 결과를 보고 대선을 낙관할 수 있나? “엠비(MB) 심판 의지가 없어졌다고 보지는 않는다. 저들이 잘 희석시키고 피해간 거지. 12월에 이 정부의 실정과 부정, 비리와 무능을 심판할 수도 있다. 분노한 국민들이 아직 못 풀었다. 다시 회초리를 들 거다.” -이번 총선의 교훈은 정권심판론만으로 민심을 얻지 못한다는 것 아닌가? “민주당의 전략 부족으로 국민들이 차려준 밥상도 못 먹었지. 새누리당이 두 번은 못 피할 거다. 이번 총선 때 종로에서 친박계의 좌장이라는 사람(홍사덕 후보)도 ‘박근혜 마케팅’으로 일관했는데도 선택받지 못했다. 어쩌면 박근혜 의원이 강적이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가장 상대하기 쉬운 후보일 수도 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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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말은 못 믿겠어” 112 녹취록에 ‘그놈 목소리’ 있었다
■ 정세균 “박근혜, 상대하기 쉬운 후보일 수 있다”
■ 귀한 동강할미꽃 찾아갔더니 ‘댕강’
■ 나와 친해지고 싶어 왕따시켰다는 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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