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당직자가 11일 오후 서울 노량진 당사 입구에서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당권파-비당권파, 비례대표 해법 놓고 갈등
이석기 “어느 나라도 100% 완벽한 선거 없다”
이석기 “어느 나라도 100% 완벽한 선거 없다”
12일 오후 열리는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대의원 950명)의 결과에 따라 당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11일 오후부터 최후의 마라톤협상을 벌였다. 이정희·유시민·심상정·조준호 공동대표는 이날 밤늦도록 따로 만나 수습책에 대한 절충을 모색했다.
중앙위에 상정될 주요 안건은 △지도부 총사퇴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경쟁명부 비례대표 퇴진 문제를 포함한 당원 총투표 여부 등 크게 세 가지다. 이날 협상에서는 지도부 총사퇴와 진상조사특위 구성, 혁신 비대위 구성의 3가지 안은 큰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자들이 세부 문제를 조율했기 때문이다.
이날 4인 대표단 심야회동에서 진통을 겪은 안건은 비례대표 경선 부정 사태의 핵심 수습책으로 꼽히는 ‘비례대표 거취’의 해법이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 사이의 중재자로 나선 강기갑 의원이 이날 오후 “비례대표 경쟁명부 전원의 진퇴 문제를 당원 총투표 50%와 여론조사 50%를 합쳐 결론 내리자”고 제안했지만, 대립하는 양쪽은 “현실적인 중재안이 되지 못한다”며 꿈쩍하지 않았다.
당권파 쪽은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다. 당권파 쪽의 한 당직자는 “비례대표 경선의 명백한 하자나 부정행위가 드러나지 않았는데, 국민에게 또 물어보자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거취가 주목받고 있는 당권파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세계 어느 나라에도 100% 완벽한 선거는 없다”며 “진보정당은 천상의 정당이 아니다. 진보정당이기 때문에 100%여야 한다는 건 대단히 무서운 논리”라고 말했다. 사퇴 불가 뜻도 재확인했다.
비당권파 쪽의 한 인사도 “현재 여론이 잘못된 보고서를 근거로 형성됐다고 주장하는 당권파들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다”며 “더구나 국민 눈높이에 맞춰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해놓고, 또다시 국민들에게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어보는 모양새”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런 상황 탓에 12일 열리는 중앙위원회에도 양대 세력 사이의 갈등과 지루한 공방은 불가피해 보인다. 대표단의 의견이 어느 정도 수습책에 접근한다고 하더라도, 중앙위에 참여한 대의원들의 의견이 하루 만에 일사불란하게 정리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각자 수습책을 내놓고, 중앙위원들 간의 표 대결로 갈 가능성이 크다. 이날 하루종일 공식적인 협상 외에도 당내 각 정파와 세력 간에 다양한 물밑접촉이 진행된 것도 이런 사정 탓이다.
특히 이날 저녁 8시30분부터 진행된 당 대표단 협상과 그에 앞서 진행된 정파별 실무자 사전협상에서는 ‘당원 총투표는 받을 수 없고 즉각 비대위를 구성하라’고 주장했던 비당권파 세력 가운데 일부가 일정한 조건 아래 신뢰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되면 당원 총투표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쪽으로 태도를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당권파 역시 ‘시기와 세부 문항 등은 새로 구성될 비대위에 일임하자’며 비당권파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진보당은 당원 총투표가 합의될 경우를 대비해 당권파와 비당권파 양쪽이 참여한 가운데 당원명부 전수조사를 진행중이다. 빠르면 2~3일 안에 전수조사가 끝날 수도 있다고 한다. 전수조사를 통해 비당권파 쪽에서 의심해왔던 유령당원 문제나 온라인투표 부정 의혹, 당원명부 부실관리 등의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 비대위에서 어떤 형식이든 당원 총투표를 진행할 수 있지 않냐고 보는 쪽도 있다. 다만, 당원투표 여부가 결정돼도 안정적인 투표시스템을 다시 갖출 수 있는지, 비례대표 거취를 어떤 방식으로 물을 것인지, 또 투표 시기를 언제로 잡을 것인지 등에 대한 논란은 비대위에서 다시 이어질 수 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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