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 통합진보당 공동대변인(가운데)이 1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중앙위원회 속개방안에 대해 온라인 생중계 토론회를 연다고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조준호 머리채 잡고 주먹질 세례
12일 밤 9시40분, 심상정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의장이 당권파 당원들의 구호와 항의를 물리치고 “이의가 없으니 ‘강령개정안 심의·의결의 건’이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라고 선언하는 순간이었다. 당권파 당원들이 단상으로 뛰어올랐다. 난투극이 벌어졌다. 단상에 있던 심상정 공동대표를, 유시민 공동대표가 몸으로 감싸며 막았다. 멱살 잡힌 유시민 공동대표의 안경이 날아갔다. 당원들의 폭행은, 조준호 공동대표에게 집중됐다.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아, 당권파로부터 ‘부실조사’라는 타깃이 된 때문으로 보인다. 머리채가 잡힌 조 대표는 옷이 찢긴 채로 젊은 당원들의 주먹질 세례에 속수무책이었다. 대표단은 겨우 몸을 피했고, 상태가 좋지 않은 조 대표는 집으로 가다 바로 병원에 입원했다. 통합진보당의 한 당직자는 13일 “세 분의 공동대표 모두 크게 놀라 충격이 컸고, 심리적으로 매우 힘든 상태”라고 전했다. 조 대표의 비서실장도 이날 조 대표의 상황에 대한 발표문에서 “심 대표를 보호하려는 과정에서 조 대표가 머리카락과 멱살을 잡히고 옷이 찢어지고 몸과 얼굴, 다리를 맞았다. 현재 정신적, 육체적 안정이 필요한 상태로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중”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14일 허리와 목 부분에 대한 정밀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13일 오전까지 안정을 취한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인터넷 방송을 통해 전날 중단됐던 중앙위원회 속개 방안과 미해결 안건 토론회를 진행했다. 당 홈페이지의 인터넷 티브이(TV)를 통해 두 대표가 토론을 진행하고, 중앙위원들은 당 게시판에 의견을 올리는 형식이었다.
이는 전날 중앙위에 올라온 안건에 대한 중앙위원들의 충분한 토론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라도 대체를 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천호선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중앙위가 무산되면 안건 중의 하나인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이 무산되게 되는데, 이럴 경우 당의 지도부나 의사결정시스템 자체가 붕괴된다”며 “의장단이 중앙위 재개 등 매우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그에 앞서 토론과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권파인 장원섭 사무총장은 집행위원회 회의 결과를 근거로 “토론회는 사무총국에 공식적인 통보나 협조 요청 없이 진행되고 있는 사적행위에 불과하다”며 “당 시스템 사용을 허락할 수 없다”고 밝혔으나, 토론회 중계를 막지는 않았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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