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 세력 진보당 파국 막자 중재

비대위 “25일까지 비례 사퇴해야”
당권파는 ‘가처분 신청’ 으로 맞서

통합진보당이 이석기 당선자 등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경쟁부문 비례대표 당선자·후보자의 출당·제명 절차를 오는 25일 이후로 연기했다. 어떻게든 당내 갈등을 타협으로 풀어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은 23일 “비대위는 지난 21일까지 경쟁명부 당선자·후보자 14명에게 사퇴서 제출을 간곡하게 호소한 바 있고, 그 사이 ‘당의 심장’(당원명부)이 정권에 의해서 탈취당하는 사태가 일어났다”며 “오는 25일 정오까지 경쟁명부 후보자들의 사퇴서가 당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당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는 기회를 부여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이어 “그때까지 사퇴서가 들어오지 않으면 모두가 바라지 않았던 최후의 수단 밖에 남아있지 않다”며 25일 이후에는 출당·제명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정미 비대위 대변인은 사퇴 시한 연장 결정에 대해 “(대상자들이) 검찰 수사 등으로 위기를 맞은 현 상황을 냉정히 판단하고, 스스로 결단하실 수 있는 시간을 조금 더 드리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당권파는 기존의 ‘사퇴불가’ 태도로 맞섰다. 김선동 당선자(전남 순천·곡성)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출당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당내에서 합리적으로 진상규명을 했으면 한다”며 진상규명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당권파 쪽 중앙위원 2명과 평당원 1명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 직무집행정지가처분 및 중앙위 안건 결의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비대위와 당권파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당내 정파 중의 하나인 ‘부산·울산·경남’ 쪽 세력이 적극적인 중재를 시도하고 있다. 노동자 당원이 많은 ‘부·울·경’ 쪽 분위기가 ‘사퇴거부와 출당’에 따른 당의 파국만은 막아보자는 것이어서, 이들이 남은 기간 타협의 실마리를 찾아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석진환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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