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인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이 대법관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를 지나치게 두둔하는 태도를 보여 야당의원들과 누리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김 의원은 또 후보자를 검증해야할 인사청문회에서 엉뚱하게 야당의원에게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김 의원은 11일 국회서 열린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공익근무요원인 김 후보자 아들의 서울중앙지방법원 근무 특혜 의혹에 대해 “공석 자리를 30분 전에 공지를 하게 돼 있는 병무청 사이트를 보니 의혹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병무청 사이트가 조작되지 않는 이상 의혹이 해소되는 것 같다”며 면죄부를 주었다. 그러나 병무청은 대개의 경우 공무원 결원이 생겼을 때 일주일이나 열흘 전에 모집 공고를 내 왔다. 김 후보자 아들이 단독으로 접수에 성공했을 때는 모집 당일 아침 10시에 공고를 냈다.
여기에 김 후보자의 불법 증여 의혹 관련해 “답변을 이런식으로 했어야 했다”며 마치 답변을 코치하는 느낌마저 주었다. 김 의원은 “일정액수 이하는 증여세 대상이 안 된다는 것 모릅니까. 천만원 이하는 증여세 대상이 아니다”며 사실상 변호인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또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 등이 폭로한 저축은행비리 수사관련 조서의 입수 경위를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적법하지 못하게 수집한 타인의 수사기록을 들고, 왜 끝까지 읽지 않느냐”며 “후보자에게 질의할 때 저희도 참고 있었다”며 김 후보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또, “서울고검에 재직시, 꼼꼼히 사람을 챙겼다”, “문제가 있었다면 아침에 벌써 나왔을 것이다”는 덕담까지 건넸다. 김 의원에게 뜬금없는 공격을 당한 박범계 의원은 “청문 대상자가 엉뚱하게 국회의원으로 변질됐다”며 씁쓸해 했다.
누리꾼들은 “청문위원으로서 적절히 못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catd***는 “부산 북강서을 김도읍, 청문회에서 후보자 편들기 리얼 갑이네ㅋ. 이젠 후보자한테 왜 이리 대응을 못하냐며 선생님질”이라고 비난했다. k94**는 “저런 사람들이 당선되는 게 2012년 대한민국 부산의 슬픈 현실!”이라며 개탄했다. hyn***도 “대법관 청문회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청문회를 하는건지 후보 대변을 하는건지, 자료까지 보이면서 변호를해주네! 차라리 나오지를 않는 게 당에두 도움이 된다. 국민들이 초등학생인 줄 아냐?”며 분개했다. 김의원은 부산 북강서을 지역구에서 문성근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꺾고 제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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