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석기, 김재연 의원.
이석기·김재연 제명안 부결 후폭풍…당원 탈당 1천여건
당 공식행사 중단…강기갑 “난망” 심상정 “깊은 회의감”
당 공식행사 중단…강기갑 “난망” 심상정 “깊은 회의감”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 부결로 당 혁신과 새출발의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판단한 당원들이 통합진보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 27일 당 누리집(홈페이지) 게시판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탈당 뜻을 비치는 글이 줄을 이었다. 이날 하루 접수된 탈당계만 1000건이 훌쩍 넘었다. 당 전체가 나아갈 길에 대한 방향을 잃고 혼란에 휩싸였다.
‘고창무지개’라는 아이디의 당원은 “참을 수 없는 몰상식을 보고도, 언젠가는 대중성을 확보할 가치를 만들어내고 정의로운 활동을 할 거라고 믿고 있었다. 이젠 더 두고 볼 수가 없다”며 탈당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당비 납부 거부, 정당 해산 추진 등을 주장하는 글도 속속 올라왔다. 혁신을 고대하던 당원들이 일부 국회의원들에게 희망을 배반당한 데 대한 허탈감을 호소하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소속 의원 중에는 국민참여당 출신인 강동원 의원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옛 당권파와) 같이 갈 수 있는지 회의를 느끼고 있다. 분당을 운운할 처지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탈당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도부는 모든 공식 행사를 중단했다. 이날 아침 예정된 당 최고위원회의도 열리지 않았고, 강기갑 대표도 계획된 일정을 취소했다. 강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지금 이 순간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것이 저의 솔직한 심정”이라며 “통합진보당은 혁신과 통합의 어떤 수단도 찾기가 난망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털어놨다. 전날 사퇴를 선언한 심상전 전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3당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깊이 회의하게 됐다”며 “저 역시 깊이 숙고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노회찬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당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길 기대했으나, 아직도 더 추락해야 될 것 같다”며 암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당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옛 당권파 쪽은 일단 숨죽이며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옛 당권파 쪽 이상규 의원은 이날 <기독교방송> 라디오에 나와 “마음이 무겁지만, 당원들 사이에선 일정 정도 화학적 결합이 되고 있기 때문에 강 대표를 중심으로 단합해 나간다면 충분히 수습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지도부는 당분간 당 바깥 노동계나 진보적 단체들의 여론을 주시하며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당의 한 핵심 인사는 “당장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기 어렵지만 지도부가 여러 의견을 경청해 나갈 것”이라며 “단순히 당을 수습하는 차원이 아니라, 가능하다면 범진보진영의 재편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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