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9월안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창당”

유시민 전 공동대표(왼쪽 둘째)와 조승수 전 의원(맨 왼쪽)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진보적 정권교체와 대중적 진보정당을 위한 혁신 추진 모임’ 시작에 앞서 이야기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e-mail]

‘혁신모임’에 심상정·유시민·인천연합 등 참석
참여당계, 당적·당직 처분 강대표에 모두 위임
권영길·문성현·천영세 전 민노당 대표들 합류뜻

통합진보당 내 ‘진보정치 혁신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세력들이 다음달 안으로 창당준비위원회 수준의 법적 기구를 만들기로 7일 뜻을 모았다. 당원들의 탈당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강기갑 진보당 대표는 이날 <와이티엔> 라디오에 나와 “어떤 일이 있더라도 9월 안으로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당 창당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이고 동정적인 여론이 있을 때 최대한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내고, 연말 대선에서 야권연대를 통한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한 일정이다.

이날 오전 열린 ‘혁신모임’에는 심상정 전 원내대표와 유시민 전 대표, 노회찬·강동원·서기호 의원, 천호선·이정미 최고위원 등 참여당계와 인천연합, 통합연대(진보신당 탈당파)의 핵심 인사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해외 출장 중인 박원석 의원과 지방에 있는 정진후 의원도 뜻을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회의 뒤 “진보정치의 재구성을 바라는 당 내외 제반세력, 특히 진보정치의 근간인 노동계와 만나 의견을 모아갈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빠른 시일 안에 새로운 진보정치의 성격과 참여 범위, 대강의 일정 등에 대한 합의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오는 13일 열리는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의 결정이 중요하다고 보고, 다음 회의를 13일 이후에 열기로 했다. ‘혁신모임’ 내부에서는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 지지 철회’ 결정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신당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가 아니더라도 이후 각 부문별 지지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전국민주금융노동조합 소속인 현대증권 노조원 218명은 이날 당에 집단 탈당계를 내고 신당에 합류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참여당계 당원들과 당직자들은 강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당적과 당직에 대한 처분을 강 대표에게 위임한다는 위임장을 당에 제출했다.

‘혁신모임’ 내부적으로는 옛 당권파의 반발로 ‘정당 해산’이 이뤄지지 않고 탈당 뒤 창당 형식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인 박원석, 서기호, 정진후 의원의 경우 탈당을 하게 되면 의원직을 잃기 때문에, 신당이 창당되더라도 이들 세 의원은 당에 남아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활동은 신당을 중심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길, 문성현, 천영세 등 전직 민주노동당 대표 3명도 이날 ‘진보정치 재건의 길에 함께하겠습니다’라는 글을 내고 신당 창당에 합류할 뜻을 밝혔다. 이들은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금의 통합진보당은 진보정치를 담을 그릇으로 효용이 다했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새 진보정당은 진보개혁세력의 연대를 복원해낼 수 있는 신뢰와 실력, 가치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당 혁신비대위 위원을 지낸 민병렬 최고위원(부산·울산·경남연합 출신)은 이날 성명을 내어 “3개월을 끌었던 당 사태를 결국 분당으로 마감하는 것은 그 추진 인사들의 정치적 무능을 고백하는 것”이라며 “(신당 창당은) ‘진보 분열’이라는 실패한 역사의 재탕이며, 실패 역사는 한번이면 족하다”고 비판했다.

석진환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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