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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부산의 그들은 왜 서울에서 ‘공천헌금’ 주고받았나

등록 2012-08-10 15:07수정 2012-08-10 15:23

아직 남은 미스터리
② 조기문씨, 정씨 가라고 하고 30분 동안 뭐 했나
③ ‘현기환 전 의원이 보낸 문자’ 봤다는데 기록 없어
새누리당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한 당사자들의 거짓말이 속속 드러나면서 사건 당일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미스터리가 하나씩 풀리고 있다. 현영희(61)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공천헌금용 돈을 전달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조기문(48)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은 “3억원이 아니라 500만원”이라고 주장했지만, 9일 검찰은 조씨의 구속영장에 3억원을 전달받은 것으로 적시했다. 이제 관심은 이 돈이 현기환(53)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전달됐는지로 모아지고 있다.

■ 부산사람들이 왜 서울에서 만났을까 엇갈리는 주장 속에서도 관련자 모두가 동의하는 부분은 ‘서울역’이다. 정아무개(37·현영희 의원 수행비서)씨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사에서 “현영희 의원이 ‘서울역에서 조 회장(조기문씨)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현영희 의원과 조기문씨도 ‘서울역’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지난 3월15일 오전, 현 의원과 조씨, 정씨가 모두 부산에 있었다는 점이다. 돈을 준 사람, 심부름한 사람, 받을 사람 모두 부산에 있었는데 굳이 장소를 서울역으로 옮겼다는 얘기다. 서울에 있는 누군가에게 돈을 전달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 조씨는 왜 정씨에게 먼저 가라고 했을까 조씨와 정씨는 당일 저녁 7시께 서울역 한식당에서 돈을 주고받은 뒤 서울 중구 광화문 코리아나호텔 커피숍으로 함께 이동했다. 정씨는 현기환 전 의원을 만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조씨는 정씨에게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먼저 가라’고 했고, 정씨는 자리를 떴다. 조씨는 저녁 8시에서 8시30분께까지 호텔에 홀로 머물다가 서울역으로 이동해 밤 9시10분 부산행 케이티엑스(KTX)에 탑승했다.

조씨가 혼자 커피숍에 있던 30분간 조씨의 행적이 미궁을 풀 열쇠다. 일단 조씨가 이 시간에 현 전 의원을 만났을 가능성은 낮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현 전 의원과 조씨의 동선이 전혀 안 겹친다”고 말했다. 현 전 의원에게 돈이 전달됐다면 이 커피숍에서 현 전 의원 쪽 제3자를 만났을 수 있다. 대검 관계자는 “다른 날, 다른 장소에서 돈을 건넸을 수도 있다”며 제3자를 통한 전달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씨가 사건 다음날 경남 김해 가야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쳤는데, 이 자리에서 돈이 오갔을 수도 있다. 또 조씨가 누군가에게 돈을 전달하지 않았다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해 정씨를 따돌렸다고 볼 수도 있다.

■ 조씨가 정씨에게 보여줬다는 문자의 실체는? 문자메시지도 사건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정씨는 조씨 휴대전화에서 ‘현기환/알겠습니다’는 문자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현 전 의원과 조씨 전화 양쪽 모두에서 두 사람이 문자를 주고받은 기록은 없다”고 말했다. 정씨가 그 문자를 본 게 사실이라면 조씨가 3억원을 빼돌리기 위해 현 전 의원 이름의 문자를 조작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배달사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검찰은 현 전 의원과 조씨가 이날 저녁 7시17분께 22초 동안 전화통화한 사실은 확인했다. 공천심사로 바빴던 현 전 의원이 돈 심부름을 할 제3자를 보냈을 가능성이 남는다.

■ 쇼핑백과 루이뷔통 가방, 그리고 3억 제보자 정씨는 은색 쇼핑백에 3억원을 넣어 조씨에게 전달했다고 선관위 조사에서 진술했다. 실제로 5만원권 6000장을 쇼핑백에 넣어보면 3분의 2 정도를 차지하는 분량이다. 조씨가 쇼핑백을 통째로 루이뷔통 가방에 넣었다는 게 정씨 주장이다. 검찰이 조씨 집에서 압수한 루이뷔통 가방과 같은 모델에 3억원이 든 쇼핑백을 넣어보면 역시 충분히 들어간다. 현 의원 남편이 수출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달러나 유로화로 전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산/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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