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측근 비리 혐의가 또 터졌다.(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52353.html) 이번엔 송영선(59) 전 의원이다. 송 전 의원이 박 후보를 들먹이며 사업가에게 돈을 요구한 녹취록이 <한겨레> 단독보도로 공개되며 정치권 안팎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송 전 의원이 지난달 중순 한 사업가를 서울의 식당에서 만나 “12월 대선 때 (지역에서) 6만표를 얻으려면 1억5천만원이 필요하다…여의도에 거처를 마련하게 보증금 1000만원에 한달 250만~300만원을 달라. 내 후원회장으로 만들어주겠다”고 말한 녹취록이 19일 공개됐다.
4·11 19대 총선에서 대구달서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경기 남양주갑 공천을 받은 뒤 낙선한 송 전 의원은 녹취록에서 “내가 (박 후보의 핵심 측근인) ㄴ의원에게 2~3억원만 갖다줬어도 (대구에서) 공천을 받았을 텐데, 돈을 안 줘서 남양주갑 공천을 받았다”는 말도 했다.
하루 전 홍사덕 전 박근혜 경선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6000만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에 이어 하루 만에 또다른 박 후보 측근의 비리 혐의 소식은 아침부터 온오프라인을 휩쓸었다. 송영선 전 의원의 이름은 주요 포털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점령했고, 누리꾼들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빠르게 기사들이 퍼날랐다.
트위터 아이디 kimk****는 “또 자진 탈당하겠지. 이러다 선거 이전에 당원이 한명도 안 남겠다. 선거 끝나면 떠난 사람들 다 돌아오겠지”라며 예상 수순을 전망했다. do****는 “이런 식의 측근비리로 계속 탈당하다보면 새누리당은 언젠가 박근혜 1인 정당이 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송 전 의원이 언급한 ‘ㄴ의원’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송영선 대화 녹취록은 전문이 공개돼야 한다”며 “2~3억 갖다주면 대구 공천을 준다는 ㄴ의원은 누구?”라며 관심을 보였다. critiq****는 “<한겨레> 보도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심장이 쫄깃해진 사람은 불법자금 수신처로 거론된 ㄴ의원일 것”이라고 적었다. “딴 것 다 필요 없고 ‘ㄴ의원’이 핵심이구만요”(ZIDD****) “2억 주면 공천준다는 박근혜 측근 ‘ㄴ의원’을 찾아봅시다”(sej***) 등 누리꾼들은 ‘공천 비리 창구’로 지목된 ㄴ의원을 당장이라도 찾아낼 기세다.
한편, 박근혜 후보는 이날 오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잇달아 터진 측근비리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박 후보는 “정치권에서 부정부패를 근절함으로써, 국민들이 아 이제는 정말 우리가 기대를 해도 좋겠구나 하는 제도가 마련으면 좋겠다”며 “큰 책임과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국민들에게 더 존경받고 신뢰를 얻을 수 있게 해달라”고 특위위원들에게 당부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