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출마 선언문을 읽던 중 지지자들의 박수 소리에 잠시 말을 멈추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안철수 대선 출마 선언] 회견 일문일답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19일 “만약 대통령이 되면 나머지 안랩 지분 절반도 사회에 환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랩 지분 절반을 이미 공익재단에 기부한 안 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는 “훌륭한 분”이라면서도 “(역사관에 대해) 본인이 가진 정확한 생각을 밝히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압박했다. 회견에서는 “지금까지 국민들은 저를 통해 정치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주셨다. 저는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함으로써 그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며 정치쇄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안 원장의 일문일답을 주제별로 정리했다.
“서울대 대학원장직 등 사임”
■ 국정운영과 정치쇄신
-정치 경험이 없어 국정 수행 능력에 의구심을 품는 분들이 있다.
“정치 경험은 부족하지만 아이티(IT) 분야와 의학, 경영 분야 그리고 교육 현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경험이 정치하는 데 플러스가 되면 됐지 마이너스는 아니라고 (많은 분들이) 판단하는 걸로 안다.”
-네거티브 선거 하지 않겠다고 했다. 안 원장에 대한 여러 의혹은 어떻게 할 건가? 금태섭 변호사가 제기한 (안 원장에 대한) 민간인 사찰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정당한 검증에 대해서는 계속 성실하게 답할 생각이다. 그러나 악의적인 흑색선전은 최악의 구태라고 생각한다. 최근 몇몇 루머가 있는데 저뿐 아니라 모든 대통령 후보들에게 만약 그런 흠이 있다면 그것은 대선 후보뿐 아니라 모든 공직자로서의 자격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혹을 제기한 분이 계시다면 국민들을 위해서 공개적으로 입증해달라. 민간인 사찰 부분은 민주주의에 반하는 공권력 남용의 최악의 형태라고 생각한다. 국정조사를 통해서 발본색원 뿌리를 뽑아야 한다.”
-안랩 이사와 서울대 교수직은 어떻게 하나?
“지금 이 시간부터 서울대 대학원장직과 안랩 이사회의장직도 사임할 생각이다. 만약에 대통령이 된다면 제가 가진 나머지 안랩의 지분 절반도 사회에 환원할 생각이다.”
-박근혜, 문재인 후보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 박 후보의 역사인식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양쪽 다 훌륭한 분이고, 경선 과정을 통해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좋은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박 후보의 역사관에 대해서는 아버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가 힘든 인간적인 고뇌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는 본인이 가진 정확한 생각을 밝히시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
“도중에 그만둔적 한번도 없다”
■ 야권후보 단일화
-야권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할 건가?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2가지다. 첫째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이 중요하다. 두번째는 국민들이 그것에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 이 시점에서, 이 두가지 조건이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는 단일화를 논의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9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 집권세력의 정치적 확장에 반대한다’고 말했는데 이것이 아직 유효한가?
“문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국회가 지금처럼 가다가는 절대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이제는 더 이상 한 정당, 한 정권이 풀 수 없는 문제만 산재해 있다. 이 경우 문제를 풀기 위해 저 나름 결론 내린 것은 정말 통합과 화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된 이후, 정권을 잡은 이후에는 통합은 불가능하다. 선거 과정부터 정당하게 경쟁을 하자는 제안을 드렸다. 제가 두 후보께 (만나자는)제안을 드렸는데 만나는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신당을 창당할 생각인가, 아니면 기존 정당과 힘을 합칠 생각인가? 대선에 패배해도 정치인으로서 남을 건가?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당정치 중요성은 책에서도 언급을 했듯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것이 지금 (정치권의) 가장 큰 문제다. 아까 말한 정치권이 진정한 변화를 하고 국민들이 동의해야 한다는 원칙을 견지하면서 열심히 선거활동을 펴면 그 과정에서 양 정당도 제대로 된 개혁을 해서 민의를 받드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까지 몇번 직업을 바꿨지만 도중에 그만둔 적은 한번도 없다. 이제 정치인으로 거듭나기로 한 이상 결과와 상관없이 이 분야에서 열심히 일해서 우리나라가 긍정적으로 발전하는 데 도움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단일화 조건이나 데드라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시한을 못박는 것은 아니고, 방법을 논하긴 이르다.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 혁신, 국민들이 정말 동의할 수 있느냐 그걸로만 판단하겠다. 진정한 변화와 새 시작을 원하는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근본주의 접근으론 세상 못바꿔”
■ 경제정책
-내년에도 유럽발 경제위기 등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지금 풀리지 않는 많은 문제들은 한 분야의 전문가 또는 한 부처, 한 사람의 결정만으로 풀 수 없는 게 대부분이다. 복합적인 문제다. 자기만의 시각을 가지고 문제를 바라보는 분산된 구조로는 총체적인 문제가 풀리기 어렵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일종의 융합적 사고다. 제가 해왔던 일이 그런 일이다. 그렇게 해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의 핵심 이슈 중 하나인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는 주로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민주당은 시장개혁도 중요하지만 우선 근본적인 재벌 지배구조를 바꿔야 영속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근본주의적인 접근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지금 현재 바꿀 수 있는 것부터 점진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민주당과 같은 부분이 있고, 민주당보다 더 근본적인 처방도 있다. 사실 경제민주화나 복지도 성장동력을 가진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그 둘은 자전거 바퀴와 같다. 한쪽편에서 성장 내지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동시에 그것이 경제민주화, 복지 쪽으로 가고, 다시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사람들의 혁신적인 창의성을 자유롭게 불어넣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다.”
“노무현정부, 재벌집중심화가 큰 과”
■ 노무현 정부 평가
-노무현 정부를 공과 과로 나눠 평가해달라.
“노무현 정부의 가장 큰 공이라고 하면 위에서 아래로의 일종의 권위주의 타파다. 그게 우리 사회에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다. 과라고 한다면 많은 분들이 동의할 텐데 재벌의 경제집중과 빈부격차 심화다. 굉장히 큰 과라고 생각한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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